[월요논단]한국형 협력생태계, '팀코리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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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경쟁력 강화는 한·일 관계 차원을 넘어 한국경제 100년의 기틀을 세우는 일입니다.”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밝힌 발언이다. 이후 대·중소기업 간 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할 대통령 직속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와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가 차례로 출범했다.

특히 상생협의회 위원장은 세계 수준의 반도체 장비 업체를 키워 온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회장이 맡았다.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서 혁신 기술 역량을 갖춘 벤처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 대한민국 첨단 산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협력 생태계가 국가 산업 경쟁력에 얼마나 중요한 지 경험한 바 있다. 그동안 벤처기업협회는 글로벌 네트워크 및 자본이 있는 대기업과 혁신 기술 역량을 갖춘 중소·벤처기업이 서로 강점을 보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미래 지향의 협력 생태계 구축을 제안해 왔다.

많은 국내외 전문가가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심각하게 경고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대기업은 갑질 행위 가해자이고 중소기업은 피해자라는 흑백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하이테크와 서비스 산업을 포함해 골목상권에까지 미치는 대기업 영향력을 대한민국 경제 역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할 시기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동등하게 협력하고 화학 작용으로 결합하는 '한국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팀 코리아'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연구개발(R&D) 기획 단계부터 벤처기업과 대기업이 항시 소통할 수 있는 상설협의체를 운영하고, 제품 개발부터 양산과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친 협력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기업의 해외 시장 역량과 중소·벤처기업의 혁신 기술 역량을 결합한 해외 진출 네트워크 구축도 고려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 변화와 신기술 출현은 개별 기업의 독자 역량만으론 대응이 불가능하다. 선단형 네트워크 협력을 통해 비용과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대기업이 보유한 양질의 미실현 특허를 중소·벤처기업에 개방, 신제품 개발과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면 좋을 듯하다. 대기업이 경쟁력 있는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항시 가동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최근 대기업 오너 경영자들의 사회 책임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중소벤처기업과 접점에 있는 실무자에게 전파되지 않는다면 협력 생태계 실현은 불가능하다.

이번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출범이 그동안 벤처업계가 제시해 온 '팀 코리아' 전략을 우리 산업계에 뿌리내리게 하고, 나아가 우리나라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 charles@ko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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