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 호조에 힘입어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상승한 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시장에서 반도체 수요 회복 신호가 나타나는 것은 긍정적이다. 4분기에도 부품 사업 비수기와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3분기에 스마트폰 등 세트 제품 판매 호조에도 메모리 업황 약세가 지속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5%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해서는 무선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돼 매출은 약 10%, 영업이익은 약 1조1800억원 증가했다.
반도체는 3분기 매출 17조5900억원, 영업이익 3조5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는 전반적인 업황 약세 속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감소했고, 시스템LSI도 모바일AP 제품의 판매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했다.
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9조26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달성했다. 플렉시블과 리지드 OLED 가동률이 증가, 실적이 증가하며 다시 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에 진입했다. 반면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은 전 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적자폭이 늘었다.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 29조2500억원, 영업이익 2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노트10과 A시리즈 등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한 가운데 중저가 제품 수익성도 개선돼 이익이 증가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0조9300억원, 영업이익 5500억원을 기록했다. TV는 QLED·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은 확대됐지만 가격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국내 건조기·공기청정기 등 신규 가전 판매 호조와 냉장고·세탁기 등의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이 소폭 개선됐다.
4분기에는 부품은 비수기에 진입하고, 세트는 성수기를 맞아 스마트폰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IM 부문은 스마트폰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도 증가, 전 분기 대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4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연말 성수기에도 전년 대비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E사업은 연말 대형 쇼핑 이벤트 등이 집중된 성수기 효과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하고,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의 경우 고객사 재고 확보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LSI는 EUV 7나노 신제품 양산이 본격화되겠지만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리지드 OLED 가동률이 감소,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LCD는 판매가 하락이 지속, 적자폭이 3분기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시장의 수요 회복세를 전망하고 4분기 설비 투자를 늘린다. 삼성은 3분기에 큰 폭의 메모리 제품 수요 증가가 있었고, 당분간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주요 고객인 데이터 센터가 신규 플랫폼을 확대하고, 5G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서둘러 제품 출시에 나서면서 고부가 가치 메모리 수요가 늘 것으로 봤다.
시황이 개선되면서 4분기 반도체 설비 투자도 재개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액 23조3000억원의 40% 정도인 9조3000억원을 4분기에 투자한다. 신규 공장인 평택 P2공장, 중국 시안 2기 공장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신규 낸드플래시 생산 기지인 시안 2기 공장을 내년 초에 가동하기 위해 올해 말 공사를 완료할 것”이라면서 “평택 P2 공장은 내년 가동 예정을 위한 시험 생산 투자는 있지만 본격 양산 시점은 미정인 상태”라고 밝혔다.
※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