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에 AI와 로봇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AI 챗봇과 고객 상담을 하고, 병원에선 의료 AI 솔루션이 엑스레이 등 환자의 영상 판독을 돕는다. 식당에서는 로봇이 서빙을 하고, 거리에는 배달로봇이 돌아다닌다.
일반인도 실생활에서 AI를 적극적으로 쓰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AI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포털 검색을 대신하고, 학생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과제와 레포트를 작성한다.
여기까지는 이미 시작된 일이고, 앞으로 변화는 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처럼 사고하는 범용 인공지능(AGI)이 등장하고,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나오면 변화 속도와 방향은 예상이 불가능할 것이다.
놀라운 기술 혁신 속도에 두려움도 확산하고 있다. 이들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현대차가 공개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보다 진일보한 휴머노이드형 로봇 아틀라스는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장도 곧바로 반응해, 현대차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동조합이 아틀라스 도입을 반대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소식지를 통해 “노사 합의 없이는 단 1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의 두려움은 이해가 된다. 사람보다 효율적으로, 24시간 지치지 않고 일하는 경쟁자가 등장하니 걱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현실이 된 분야도 있다. 챗봇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전화 상담직원들은 설 자리가 줄고 있다. 제조 로봇이 확산하면서 단순 노동은 사람을 대체한 지 오래다.
역사적으로도 신기술 등장과 사람들의 기술 도입 거부는 반복됐다. 산업혁명 시대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기 시작하자, 성난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했던 '러다이트' 운동이 대표적이다. 최근 AI와 로봇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는 AI판 러다이트, 로봇판 러다이트 등으로 언급된다.
그렇지만 역사를 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 변화와 발전의 거대한 흐름은 결코 거스를 수 없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변화를 거스를수록 뒤처진다는 점이다.
폭력적으로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은 결국 실패했다. '적기조례'를 통해 마차 산업을 보호하고, 자동차 운행을 제한한 영국은 자동차 산업이 프랑스와 독일에 뒤처지는 결과를 맞았다.
그렇다면 혁신적인 기술을 잘 이용하는 쪽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과거에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사라진 자리에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난 경우도 많다.
결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혁신 기술 자체만으로는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없다. 사회 전체의 신뢰와 이해, 적응을 통해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신기술 도입을 위한 노사 간 대화를 늘리고,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처음부터 대규모로 도입하기 보다는 시범적으로 도입하면서 개선할 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기존 노동자의 일을 대체한다면, 새로운 업무에 전환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신기술 도입을 통해 얻는 성과가 있다면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한 시기는 시장 판도 변화의 시기이기도 했다. AI와 로봇을 잘 활용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권건호 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