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간-AI 협업 가속 '알파고 10년'

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사고방식을 넘어 산업 흐름까지 모든 것을 바뀌 놓기까지 10년 전 알파고 충격이 시발점이 됐다 할 수 있다.

10년 전 바둑 두는 AI 알파고는 인간대표 이세돌 9단을 단 1승만 내준 채 압도했다. 인간 대표 기사가 1승을 거둔 것에 보다 큰 의미를 찾는 분석까지 있었다.

이후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바인드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는 노벨상을 거머쥐었고, 그에 앞서 등장한 대형언어모델(LLM) 챗GPT는 전 세계를 AI신드롬으로 몰아넣았다. 이 모든 것이 10년간 이뤄진 AI 흐름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폭발적 과정이지만 분명 AI는 현실이 됐다.

9일 이세돌 9단은 꼭 10년 만에 다시 AI 앞에 섰다. 10년 전 그날은 그림 학습과 연산에 최적화된 AI 바둑프로 그램과 마주했지만, 이날은 국내 한 업체가 개발 중인 '에이전틱(Agentic) AI'였다. 그는 이번에 AI에어전트와 협업해 인간이 어떤 작업까지 다루고, 완성할 수 있을지 보여줬다.

그 스스로 이날 소감에서 “에이전틱 AI는 나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다”며 “이제 AI는 승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돕는 도구로 (새롭게) 정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0년 전 AI와 그는 기계문명 대표와 인류 대표로서 피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승부를 내야 끝나는 일이었고, AI란 존재는 인류를 위협하거나 능가하는 존재로 인식되기 충분했다.

이제는 도구로서의 AI를 넘어 인간의 역량과 실력을 보조하는 협업장치로 AI가 진화했다. 1대1로 맞섰던 AI 환경은 이제, 한 사람의 유능한 활용자와 N대의 에이전틱 AI 다수가 조직적으로 협업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요즘 소프트웨어(SW) 개발 업계에 닥친 AI 난기류는 이런 현실을 잘 말해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어떤 AI 창업자는 개발자 한명도 없이 AI 에이전트 엔진 서너개발을 동시에 돌려 짧게는 몇시간, 일주일에도 몇개씩 프로그램을 뽑아낸다.

급격히 변화하는 AI 시대지만 출발점이 됐던 생각은 분명하다. 인간의 활용 목적과 업무·성과 향상의 도구로서 충실해야 할 AI의 역할이다.

앞으로 AI가 어떻게 진화해가든 인간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본질적 가치가 흐트러져선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인간의 AI 활용 원칙과 생각, 철학적 기반 등이 더 투철해져야 한다. 지난 10년간 AI는 무섭게 우리 일상에 파고 들었지만, 수많은 개발자가 찾고 있는 핵심은 '인류와 함께 진화하는 AI'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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