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인적 분할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성장 공식을 다시 쓰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로 확보한 캐시카우를 토대로 신약 개발과 기술 플랫폼 사업화에 속도를 내며 미래 가치를 키우는 여정에 한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매출 1조6720억원, 영업이익 375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마일스톤을 제외한 순수 제품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101% 증가했다. 일회성 계약이 아닌 제품 경쟁력으로 만들어낸 성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근원적 경쟁력으로 삼고 있다. 현재 10종의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를 상업화했고, 7종의 후속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총 20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 재원은 내부 현금흐름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폭넓게 보유했다.
면역학 분야에서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엔브렐(SB4), 레미케이드(SB2), 휴미라(SB5), 스텔라라(SB17)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종양학에서는 허셉틴(SB3), 아바스틴(SB8) 시밀러를 시장에 선보였다. 안과학의 루센티스(SB11), 아일리아(SB15), 혈액·신장학의 솔리리스(SB12), 내분비계의 프롤리아·엑스지바(SB16)까지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겨냥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을 갖췄다.
각 분야별 후속 제품군도 다수 대기하고 있다.
듀피젠트(SB33), 트렘피야(SB34), 탈츠(SB35), 엔티비오(SB36), 엔허투(SB38), 오크레부스(SB37)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준비 단계에 있다. 키트루다(SB27) 시밀러는 임상 1·3상을 진행 중이다. 특허 만료 시점을 겨냥해 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분할상장 후 신약 개발과 플랫폼 사업을 전면 배치했다.
첫 신약 프로젝트 SBE303은 자체 개발 항체를 기반으로 한 넥틴-4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다. 방광암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올 상반기 중 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신약 개발사로의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 산하에 신설한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은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서 성장을 가속화할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확장성이 높은 요소 기술을 플랫폼화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함으로써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펩타이드 기반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판매를, 에피스넥스랩은 신약 개발을, 지주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투자와 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의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독자적인 의사결정 체계 기반으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직 신약 파이프라인이 타 기업보다 부족해 초기 단계의 외부 물질 도입 등 적극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에서 점진적으로 직접 판매로 전환하면서 수익성을 제고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글로벌 경쟁사 수준의 네트워크를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신약과 기술에 투자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