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장내 염증을 억제하는 새 기전을 밝혀냈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 새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마련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백성희 서울대 교수·황성순 연세대 교수·박대찬 아주대 교수 연구팀이 염증성 장질환 생쥐 모델에서 핵수용체에 의해 장내 염증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염증성 장질환은 대장 등에 생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에는 장이 막히거나 천공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등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과 완치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장 특이적 RORa 결핍 생쥐모델을 제작해, 장내 염증반응과 RORa의 생리적 기전을 규명했다. 고아 핵수용체 중 RORa는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로 많이 알려져 왔으나 염증반응 제어기전에서의 기능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장내 염증을 유도하기 위해 정상 생쥐와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에 덱스트란 화합물을 먹여본 결과, 결핍 생쥐가 정상 생쥐에 비해 장내 염증이 더 심하게 유도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더욱이 장내 염증반응을 지속적으로 유도했을 때,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의 생존율이 정상 생쥐에 비해 심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장에서 RORa가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 생쥐의 장내 상피조직을 적출해 R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RORa가 염증반응 촉진 유전자(이하 NFkB)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장내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RORa가 NFkB의 과도한 활성을 막아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상처가 난 세포, 조직을 회복시켜 장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RORα의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이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