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을 지역기반 주류업체 무학이 '뉴트로' 콘셉트 소주 신제품을 출시한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시도다. 무학은 올해가 창립 9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전통제품을 출시한다는 상징성도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내달 '뉴트로' 콘셉트를 적용한 소주 신제품 '무학'을 출시한다. '진로이즈백'과 같은 투명병에 담긴다. 사명 '무학(舞鶴)'이 한자로 크게 표현된 것이 특징이다. 과거 기업명을 브랜드명으로 사용해오던 시절 무학은 1995년 최초로 브랜드 이름을 가진 소주 '화이트'를 출시했지만 최근 뉴트로 콘셉트가 유행하자 다시 사명을 전면에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지방 소주 회사인 만큼 지역민 애향심을 고취시키며 무학 소주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중장년층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뉴트로 열풍 트렌드에 따라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며 지역 시장을 공략해오는 것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담겼다. 또 지역 경쟁사인 대선주조가 'C1'에서 '대선'으로 주력 브랜드를 변경하며 지역민 향수를 자극한 것도 무학의 레트로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무학'의 알코올 도수는 16.9도로 주력 브랜드인 '딱좋은데이'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도대 소주가 보편화 돼 있던 시절 무학은 2006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도수였던 16.9도 '좋은데이'를 선보인 바 있다. 국내에 저도주 트렌드를 불러일으켰으며 최근 경쟁사들 대부분이 16.9도 뒤따라 채택할 만큼 상징적인 도수인 만큼 이를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명 유리병을 사용했다. 무학은 향수 자극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병뚜껑을 돌려따는 방식이 아닌 오프너로 따는 과거 방식을 검토했지만 소비자 불편과 생산 라인 도입 등을 감안해 현재의 돌려따는 스크류 방식을 택했다.
'무학'은 부산, 경남, 울산 등 지역 우선 출시할 예정이다. 출시 초기 시장 반응을 살핀 뒤 경쟁력이 확인될 경우 서울과 수도권으로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벤트성 제품이 아닌 독립 브랜드로 준비했다는 것이다.
무학은 신제품 '무학'을 출시하며 주춤한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등 반등을 기대한다. '좋은데이'에 이어 '딱좋은데이'로 지역 시장 및 수도권 공략에 나선 무학이다. 이번 뉴트로 콘셉트 '무학'으로 수도권을 정조준하기로 했다.
기존 '좋은데이' 점유율을 일부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제기되지만 무학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고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중브랜드인 '좋은데이'와 달리 중장년층과 젊은층을 공략하는 타깃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포트폴리오 확대로 창립 9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물론 2029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국내를 대표하는 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업계에 뉴트로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며 “투명병이 사용되는 만큼 롯데주류와 하이트진로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이형병 문제도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