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성대 병원 아침 메뉴가 뭐야?” “내일 조식은 돼지고기 볶음, 잡곡밥, 깍두기입니다.”
경기도 수원에 자리잡은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오픈소스소프트웨어(SW)센터. 방학 기간에도 SW학과 학생이 개발한 프로토타입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에 대한 테스트가 한창이다. SW학과 학생 6명이 SK플래닛과 함께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를 개발했다.
환자가 간호사를 부르지 않아도 음성인식 스피커를 통해 식사 메뉴, 의사 회진 시간, 날씨, 편의시설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음성인식 스피커로 간호사 호출, 환자복이나 시트 교환 요청도 가능하다.
환자는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간호사는 과중한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학생이 서비스 기획부터 사용자 인터뷰, 대화 시나리오, 백엔드 서버 구축 등 전반적인 서비스를 개발했다. 개발 중 어려움에 부딪칠 때는 SK플래닛에 도움을 요청했다. SK플래닛은 학생이 개발한 서비스 출시를 검토 중이다.
김민재 SW학과 학생은 “학교 커리큘럼에서는 코딩 위주로 배웠지만 산학협력을 통해 서버, 플랫폼을 다뤘다”며 “학교 강의에서는 배울 수 없는 산업 현장 SW를 접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강의실에서는 학생 6명이 SK텔레시스와 함께 실시간으로 공사현장을 파악하는 '공사현장 인지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학생들은 공사 현장에 쓰이는 포크레인, 굴착기 등 중장비 차량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이제 머신러닝을 이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공사 현장 인지 서비스를 탑재한 차량이 주행하면서 공사 현장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현재는 사람이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공사 현장을 기록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통신사는 개발된 서비스를 통해 공사 중 통신 선로가 훼손되더라도 즉각적으로 훼손 장소를 알 수 있어 선로 보완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나호현 SW학과 학생은 “이번 작업을 통해서 딥러닝 프로세스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 개발프로젝트는 성균관대가 운영하는 '하계 산학집중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학생은 기업이 사용하는 기술과 전문 지식을 실습하면서 현장 경험을 습득한다. 115명 학생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개발한다.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전윤호 알티캐스트 원장은 “학생들이 다들 엄청난 열정을 갖고 있다”며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식 성균관대 교수는 “기업은 학생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학생은 실질적인 서비스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