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5% 금리'에 대한 갈망이 카카오뱅크 전산장애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이 7월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2%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빚어진 사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자체에서 장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전산장애로 특판 가입 희망자뿐 아니라 다른 업무를 이용하려는 고객까지 불편을 겪었다. 판매 시작 1초 만에 총 판매한도 100억원이 소진되자 선착순이 맞는지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출범 당시 2만~3만명이 한 번에 몰렸어도 문제가 없던 시스템이다. 카카오뱅크 앱은 안드로이드와 iOS에 최적화된 네이티브 방식을 채택, 과다한 트래픽에도 실시간 대응이 가능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관련 외부기관 트래픽 분산 문제가 아니라 앱 자체 문제로 전산장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1초'라는 짧은 시간 내 많은 인원이 쏠렸기 때문”이리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5% 적금의 인기는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2%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대표 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기본금리는 1.6~1.9%다. 기준금리 하향조정으로 시중은행은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P)까지 내릴 전망이다.
최근 5%대 고금리는 가입자 수나 가입 조건에 제약이 있는 특별판매 상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SBI저축은행 연 10% 자유적금은 모바일 앱 '사이다 뱅크'에서 5000명 한정으로 출시됐다. 수협은행이 출시한 BC카드 모바일 결제 앱 페이북과 연 5% 적금도 스마트폰 뱅킹에서만 가입 가능하다. 핀크와 DGB대구은행, SK텔레콤의 'T high 5 적금'도 SKT 고객이 5만원 이상 요금제 사용 시 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들 상품조차 모두 기준금리 인하 이전에 선보인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 2%선도 붕괴된 상황에서 '5% 적금'은 상당한 고금리”라며 “고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고객의 안전자산 추구 성향이 강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