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日기업 수출처 사라질수도"…현지서 '신중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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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한 지 보름이 지난 가운데 일본 내에서 이번 조치가 결국 자국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단행한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한국인 징용공 문제를 둘러싼 사실상의 보복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어 “규제 대상 소재로 만들어지는 한국 반도체는 세계에서 널리 사용된다”며 “(일본의 규제 강화는) 반도체 국제 공급망을 지지하는 자유무역을 왜곡하는 조치로 외교와 관계 없는 무역을 정치에 이용한 대가는 무겁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신문은 “소니와 파나소닉 등 일본 TV 제조사 상당수는 한국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고 한국 반도체 생산이 줄면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 등 미국과 중국 기업도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한국산 반도체와 패널을 사용하고 있어 각국 기업 생산에 지장이 발생하면 일본이 세계에서 비판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수출규제는 국제 분업에 금을 가게 해 일본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반도체 소재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혀 일본 기업이 수출처를 잃어버릴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니치는 2010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이 갈등을 겪을 때 상황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중국이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하자 일본은 수출처를 다양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췄다.

마이니치는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한국이 일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했다고 해서 일본 정부가 징용 문제와 관계없는 무역을 보복 수단으로 가지고 나온 것은 일본이 중시해온 자유무역의 이념을 손상하는 것”이라면서 “일본은 통상정책을 정치의 도구로 세계 자유무역 체제를 흔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이날 분석기사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 제조사들이 일본 이외에서 재료 조달을 위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위험성을 인식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일본 기업 점유율이 하락하는 위험을 감수하게 됐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 기업들은 일본이 수출규제를 자의적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원재료를 한 나라에 의존했다가 조달에 지장을 빚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을 통해 한·일 정상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참의원 선거운동 시작을 전후해 한국에 대해 '국제조약을 지키지 않는 나라', '국가와 국가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반복해서 말했다”며 “한국에 이런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도 “일본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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