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단열재 대신 '진공 공간'을 만들어 단열과 정온을 획기적으로 높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벽체나 문에 단열재를 빼면 냉장고 틀을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내부 공간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4일 특허청에 따르면 LG전자는 냉장고 외부 케이스와 내부 케이스 사이 '진공 공간 부분을 구비하는 냉장고' 특허를 출원했다.
원래 냉장고 외부 케이스와 내부 케이스 사이에는 단열재를 넣는다. 보편적으로 내·외부 케이스 사이에 액상 우레탄을 발포해 공간을 채운다. 단열재는 외부 온도에 의해 저장 공간에 있는 식재료의 온도가 영향 받는 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단열재를 이용해 온도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단열재 두께가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한다. 냉장고 가장 중요한 기능인 정온성을 높이려면 단열재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 냉장고 케이스가 두꺼운 이유는 이 단열재 때문이다. 단열재가 들어가는 내부 케이스와 외부 케이스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 그만큼 냉장고 외부 크기는 커진다.
단열재를 진공 공간으로 대체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열재가 차지하는 공간보다 훨씬 더 작은 공간만으로도 높은 단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특허의 핵심이다. 진공 공간은 단열제보다 내·외부 열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이 특허는 냉장고 내·외부 케이스 사이에 좁은 틈을 만들고 진공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론적으로 진공은 물질이 전혀 존재하지 않은 공간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이런 환경을 가전제품 내부에 조성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거의 진공 상태로 볼 수 있는 극소량의 압력만이 존재하는 상태로 만든다.
최근 가전업계에서는 냉장고 콤팩트화가 대세다. 냉장고 내부 공간은 넓게 활용하면서도 냉장고의 본체 크기를 줄이는 것이다. 크기와 용량 경쟁보다는 디자인 및 냉장고 기본 기술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이번 특허 기술을 활용해 신제품 냉장고에 적용하거나 기존 제품을 진화시키는 방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가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독창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단열재를 진공으로 대체하는 것도 냉장고 혁신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