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외부 인력 수혈 시선…송용호 한양대 교수 영입

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 분야 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에 대학 연구인력을 임원급으로 영입한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영입에 관심이 집중된다. 인공지능(AI), 로봇, 빅데이터 등 미래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세계 선두인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기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를 전무로 영입했다.

송 전무는 앞으로 메모리상품기획팀에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같은 솔루션 제품 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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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용호 전 한양대 교수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공정이 계속 미세해지고 대용량·초고속 수요가 증가하면서 컨트롤러 기술 난도가 높아지고 있다. 또 여러 부가기능이 요구돼 새로운 낸드플래시와 SSD 기술 개발 필요성도 커졌다.

송 교수는 오픈소스 플랫폼 형태 SSD 컨트롤러를 개발해 기술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컨트롤러는 사용자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요소를 자유롭게 재설정하도록 구성했다.

또 2015년부터 국가지능형반도체추진단장을 맡는 등 국내 지능형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당시 추진단은 2020년을 목표로 융·복합 미래형 반도체 기술과 플랫폼 개발, 지능형 반도체 소프트웨어 핵심기술 개발 등 과제를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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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승 전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UIUC) 컴퓨터공학과 김남승 교수를 전무로 영입했다. D램 부문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해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2017년 국제컴퓨터구조학회에서 한국인 중 처음으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은 15년 전 학회에서 발표한 논문 중 현재까지 산업과 학계에 영향을 많이 미친 논문을 선정한다.

당시 김 교수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누설 전류를 줄이는 새로운 구조와 회로 융합연구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방법은 현재 상용화된 대부분의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채택돼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학계 전문가를 임원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드물었다. 세계 1위 수준의 앞선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만큼 학계나 연구소보다 연구개발 수준이 대부분 앞서있기 때문이다. 대학 연구팀과 협력해 특정 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하는 사례가 주를 이룬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지난해 이창희 서울대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화제가 됐다. 이창희 교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 분야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스스로 발광하는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이 교수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구개발 경험이 풍부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진 전문가를 영입해 반도체 기술 난제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며 “기술 복잡성이 커진 만큼 여러 전문가의 아이디어와 경험을 녹여내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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