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재도전...원익IPS, 원익테라세미콘 흡수합병해 '1조 클럽' 도전장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원익IPS가 관계사인 원익테라세미콘을 흡수 합병키로 확정했다. 지난 2016년 9월 주주 반대로 합병이 무산된 지 약 2년 만의 재도전이다.

원익IPS는 원익테라세미콘을 흡수 합병한다고 29일 공시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7394724이고 합병 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원익IPS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 선두 기업이지만 디스플레이 장비는 드라이에처(건식식각) 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구체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체 매출에서 반도체 사업 비중이 높다.

원익테라세미콘은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 비중이 높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정에 열처리 장비를 납품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 합병 시도 당시 OLED 투자 활황에 힘입어 원익IPS보다 성장폭이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올해는 디스플레이 투자가 위축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에 걸쳐 장비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 생산능력이 증가하므로 부품, 재료 등 원가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사업군이 다양해지고 원가 경쟁력이 생기면 신기술 개발과 신사업 추진 동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장비기업과 연구개발 경쟁에서 뒤지지 않겠다는 전략도 반영됐다. 연구개발 인프라와 인적 자원을 통합하면 연구개발 여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 합병을 가정한 합병존속법인 원익IPS의 지난 상반기 기준 예상 매출은 4489억원이다. 제품군을 반도체 위주에서 디스플레이로 확대할 수 있어 매출 안정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했다. 이번 합병이 매출 1조원 수준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발판이 되는 셈이다.

현재 양사 최대주주는 원익홀딩스다. 원익IPS 지분 32.85%, 원익테라세미콘 지분 30.15%를 보유했다. 합병 완료 후에도 원익홀딩스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2016년 합병 추진 당시 문제됐던 최대주주 지분율과 지배구조 문제도 해결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원익IPS 측은 “당시 원익테라세미콘 최대주주인 원익홀딩스 주식 보유 비율이 11.5%에 불과해 합병 시너지보다 원익홀딩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한 합병이라는 오해가 컸다”며 “현재 원익홀딩스의 원익테라세미콘 보유 지분율은 장내매수 등으로 30.15%까지 상승했고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모두 완료돼 합병 후 최대주주 지분 희석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합병 전 양사는 각각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일부 주력 제품만 납품했으나 합병 후에는 반도체 전공정과 디스플레이 공정장비로 제품군이 다양해져 글로벌 종합장비 기업으로 거듭나는 성장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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