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계열사 실적 호조와 달리 LG그룹 내 부품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최근 실적은 그리 좋지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으로 적자폭이 커졌고, LG이노텍은 투자 확대에 비수기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지나치게 높은 애플 의존도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매출 5조6112억원, 영업손실 228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두 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중국발 물량 공세로 글로벌 시장에서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긴 하락세를 보이던 LCD 패널 가격이 소폭 반등하면서 3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츠뷰가 발표한 7월 하반월 패널 거래가격에 따르면 전체 TV 패널 평균 거래가격이 176.1달러에서 176.3달러로 0.07% 상승했다. 지난 4월부터 매월 10%가량 급락하던 32인치 패널 가격도 지난달 대비 8.6% 상승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연간 매출은 24조1251억원으로 작년 대비 13.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해 연간 4947억원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7년 만에 연간 적자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물량 공세를 이겨내기 위한 대안으로 LCD 투자를 대폭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OLED 중심으로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3분기에는 OLED TV 패널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 1조5179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8.8% 줄어든 수치지만 당초 시장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실적이다.
통상 2분기는 가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스마트폰 제조사가 재고 조정에 나서는 시기로 LG이노텍에는 비수기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신형 아이폰이 출시되는 가을을 전후로 실적이 좋아지는 '상저하고' 패턴을 보여온 만큼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이 주목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 연간 매출은 8조555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 증가가 예상된다. 영업이익도 3213억원으로 작년보다 8.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커지는 애플 의존도는 고민이다. 애플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해 거둔 매출은 4조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매출 7조6414억원 대비 절반이 넘는 수치다. 2016년 애플 매출 비중은 36.9%였다. 현재는 애플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애플 비중이 높은 점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애플 사업이 부진할 경우 고스란히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전장부품과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 열전 반도체 등 신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