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구매·융지보수 비용 부담...인프라 AWS로 옮겨
아마존이 오라클 소프트웨어(SW)를 전량 걷어 낸다. 높은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 부담이 원인이다.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하면서 오라클 SW를 고집할 이유도 줄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0년 1분기부터 오라클 SW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CNBC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상당 부분 인프라를 아마존웹서비스(AWS)로 옮겼다”면서 “오라클이 독점하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SW도 2020년까지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4∼5년 전부터 오라클 제품 사용을 줄여 왔다. 그러나 쇼핑 등 주요 업무 시스템은 여전히 오라클 DBMS에 의존했다. CNBC는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오라클 DBMS로부터 완전 독립을 위해 14~20개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아마존은 아직 CNBC 보도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오라클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식은 업계에서 예상한 것”이라면서 “오라클 DBMS보다 구매 및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한 오픈소스와 다른 SW가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을 시작으로 대형 기업 탈 오라클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너럴일렉트릭(GE), 버라이즌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오라클 대신 AWS가 제공하는 관계형 DBMS '오로라'를 사용한다.
오라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SAP 등 고비용 다국적 SW 기업들이 점차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국적 SW 기업 제품은 높은 도입 비용과 해마다 제품 가격 20%대에 달하는 유지보수비용 때문에 기업에 큰 부담이다. 오픈소스나 다른 제품 등 다국적 SW 대안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기업도 더 이상 오라클 등 기존 SW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클라우드가 대중화되면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등 저렴한 제품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다국적 SW 비중이 높은 국내도 영향을 받는다. 국내는 오라클, SAP 등 다국적 SW 기업이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해마다 유지보수 비용으로 지불하는 비용이 상당하다. 많은 대기업이 아마존과 비슷한 고민에 직면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도 IT 비용 절감이 화두”라면서 “클라우드 도입과 함께 다국적 SW 대안 제품이나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국적 SW 대안 제품으로 국내 SW와 오픈소스 관심도 높아진다. DBMS를 비롯해 전사자원관리(ERP), 운용체계(OS) 등 국산 SW 경쟁력 강화가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SW가 다국적 SW 대비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갖춰야 한다”면서 “전 세계가 다국적 SW 대안 제품을 찾는 분위기여서 이번 기회에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면 해외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