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新영업之道]<2>사장님, 오늘도 고객을 만나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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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업 경영층은 영업은 영업부서, 영업팀, 영업직원 일이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론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실행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그렇다. 영업 근본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영업직원에게 기업 인지도 및 평판, 제품 성능 또는 서비스 역량 등은 영업 전제조건이고 고정요소다. 이것은 오랜 시간 동안 축적돼온 기업 성적표이고 영업직원이 떠안아야 할 숙명이다. 여기에 영업직원에겐 고객과 접점에 있는 모든 임직원과 조직 문화라는 현재진행형 변수가 더해진다.

어떤 회사에서나 가장 많은 사람과 만나는 사람은 최고경영자(CEO)일 것이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CEO는 내부 직원과 만남 외에도 가장 많은 외부 인사와 접점을 유지한다. 그 다음은 당연히 임원일 것이다. 물론 영업임원이 다른 임원에 비해서 다양한 고객과 만나니까 상대적으로 그 수가 많겠지만 영업 이외 임원도 다양한 접점을 가지고 있다.

'고객을 만나십시요.' '고객과 콘택트(Contact) 정보를 기록하세요.' '고객 목소리를 경청하고 공유하십시요.' '왜 고객정보가 축적되지 않나요?'

영업직원에게 이렇게 강조하고 독려하고 다그치지 않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고객과 만나면 기록하고 공유하는 CEO, 임원 교류회에서 만난 고객사 인사담당 임원과 대화 내용을 기록하는 인사담당 임원은 어느 정도 되는지 돌아볼 일이다.

재무, 생산, 마케팅 등 기업 모든 임원은 회사를 위해 업무상 이유로 회사 경비를 쓰며 다양한 고객 그리고 잠재고객과 교류한다. 하지만 기록되고 축적되고 공유되고 있지 않다면 어쩌겠는가?

행사나 기념식에 참석해서 인사말 하고 악수하고 돌아오는 것이 임원 역할은 아닐 것이다. 고객과 골프 라운딩 하고 저녁식사하고 돌아서면 잊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임원은 없을 것이다.

우연히 직원을 만나면 '이런 얘기하더라.' '아, 내가 OO를 만났어.' '좋은 시간이었어.' 등 엘리베이터 피치로 넘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CEO나 임원이 고객과 주고받는 대화 내용과 깊이가 영업직원이 실무자와 만나서 듣고 배우고 알게 되는 것보다 의미가 적을 수 없다. 그럼에도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현지현물(現地現物). 답은 고객현장에 있다. 비전을 제시하고 전략을 공유하고 제품 교육을 강화하고 영업직원 자세를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CEO를 비롯한 비영업부서 임원 영업 마인드다.

'고객중심 경영' '고객 제일주의' 등 요란한 선포식이나 이벤트보다 리더 실행이 더 중요하다. 작은 것이 큰 것을 바꿀 수 있다.

임원회의에서 CEO와 임원이 고객과 만남 또는 회의를 통해 배우고 느낀 것을 공유한다면 어떤 이벤트나 교육보다 효과적이다. 경영층이 고객을 만나서 듣고 배우고 기록하고 정보를 축적하고 공유하는데 어떤 영업직원이 게을리하겠는가.

'어떤 고객을 만났는가?' '고객으로부터 무슨 얘기를 들었는가?' '고객의 어떤 고민을 알게 되었는가?' '고객 불평은?' 등 주기적으로 최고경영층이 공유하고 토론한다면 모든 영업조직은 깨어있게 된다.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시작은 쉽지만 심각한 비즈니스 주제가 생기면 이런 토론은 뒤로 밀린다. 그러다 보면 이내 잊힌다. 그래서 제대로 실행되는 조직은 의외로 드물다.

새로운 영업은 고객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영업을 존중하는 조직문화 위에서 싹이 움튼다. 이런 문화 정착 시작은 최고경영층과 영업조직 외 모든 조직의 '새로운 의식과 실행'이다.

최전방 병사만 전쟁을 한다는 생각을 하는 군대가 있겠는가? 하지만 기업 생사를 가르는 영업 전장에선 이런 모습이 보인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영업은 바로잡히지 않는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주에 어떤 고객을 만났나요?' '인사담당임원은 지난주에 고객을 몇 명이나 만났나요?' '기획실장은 고객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나요?' '고객은 무슨 문제를 얘기하나요?'

이런 대화가 단절됨이 없이 계속되고 자연스러운 회사가 돼야 새로운 영업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이것은 CEO 몫이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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