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인공지능(AI) 기술·산업 발전을 위한 인프라 거점 '국가AI컴퓨팅센터' 프로젝트 추진이 답보상태다. 한국산업은행·기업은행의 금융심사 등 행정절차 지연으로 2028년 목표 시점에 센터 가동이 불투명하다.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은 시작부터 지연돼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공모 기준 등에 대한 이견으로 두 차례 유찰됐다. 정부가 프로젝트 중요성을 고려, 업계 의견을 대폭 수용하며 어렵사리 시작됐지만 당초 계획보다 두세 달 늦어졌다.
지난해 연말 기술심사를 통과하며 이르면 올해 1월 금융심사 통과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2월 내 통과도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이 금융심사 완료시점을 상반기로 잡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사실이라면 정부와 민간의 다급함과 분명 대조되는 행보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초대형 AI 특화 데이터센터다. 통상 데이터센터 인허가에 1~3년, 착공부터 준공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됨을 고려할 때 무기한 절차 지연은 프로젝트 자체가 걷잡을 수 없이 미뤄지는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전력계통영향평가 통과 등 데이터센터 가동에 필요한 후속 절차도 남아있다. 정부 프로젝트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속한 진행이 기대되지만 장담할 수 없다. 현재로선 금융심사가 빠르게 완료돼야 변수를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 이상 구동을 목표로 한다. 엔비디아가 우리나라 정부에 우선 공급하겠다는 5만장의 30% 분량이다. 센터 설립이 늦어질수록 우선권 확보 의미는 퇴색된다.
데이터센터는 AI산업을 위한 필수재다. 오픈AI·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물론,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세계 주요국 정부가 데이터센터 설립을 주도하고 있다. AI 경쟁력이 곧 미래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빠른 심사만이 답이다.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