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무산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이 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이번 고위급회담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전격 합의를 이루면서 재개됐다.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경제·체육·사회를 망라한 다양한 분야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논의할 핵심 의제로는 △6·15 남북공동행사 △동해선·경의선 등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적십자·군사회담 일정 조율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산림협력 등이 꼽힌다.
양측 대표단 면면에서도 충분히 감지된다. 양측이 교환한 대표단 명단에 따르면 우리 측에서는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나선다.
북에서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필두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우리 측 김정렬 차관과 북측 김윤혁 부상은 철도·도로 연결, 김남중 실장과 박용일 부위원장은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각각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노태강 차관과 원길우 부상은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 김남중 실장과 박명철 부위원장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각각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 중 산림협력이 의제로 다뤄질 경우 우리 측 대표단 교체대표에 포함된 류광수 산림청 차장이 안문현 심의관 대신 참여할 방침이다. 정부는 4·27 남북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산림연구협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준비 중이다.
남북고위급회담은 당초 지난달 1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맥스선더)을 이유로 당일 새벽 취소했다.
한편 북미정상회담 위해 담판을 벌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만찬회동을 가졌다. 이어 31일(현지시간) 두 사람은 북미정상회담 의제와 일정 등에 대해 장시간 '마라톤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김 부위원장과 회담을 마친 뒤 당일 오후 2시15분(한국 시간 6월1일 오전 3시15분)경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관련 합의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양국이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개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