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가상현실(VR)쇼룸과 증강현실(AR)거울 등을 도입하면서 쇼핑 경험 혁신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JD닷컴은 고객이 실제로 립스틱이나 화장품을 바르지 않고도 다양한 색조를 보여줄 수 있는 'AR뷰티미러'를 선보였다.
또 고객들이 옷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는 3차원(3D) 가상 피팅룸(탈의실)을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거울이나 쇼룸은 일반적으로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작동된다. 소비자는 몇 초 만에 메이크업이나 의상을 착용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JD닷컴의 자오강 VR·AR개발팀장은 “쇼핑객들은 시간이 제한되어있고, 여러 가지 의상이나 화장품을 시도해 본 후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서 “AR뷰티미러와 3D 가상 피팅룸이 옷을 입어본 것 같은 경험을 완전히 재연할 수는 없지만,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줄어드는 고객과 늘어나는 임대료로 고민하는 중소 업체들도 VR 기술이 매출 증대와 비용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간은 줄이면서 구매 결정은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업체들은 특히 인터넷의 편의성과 신속성을 실제 매장에서 느낄 수 있는 물리적 경험과 결합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온라인 전시장을 통해 디자이너 컬렉션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인 오드레(Ordre)에 투자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광군절 행사에서는 AR패션거울을 쇼핑센터에 설치하기도 했다.
광저우에 사는 27세 교사인 왕이루이씨는 “이런 제품들이 잘 개발된다면 인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탈의실 밖 긴 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적 소매업체들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을 온라인 쇼핑으로 가져가면서 신기술을 활용해 매출을 늘리려 하고 있다.
JD닷컴의 AR뷰티미러는 미국의 대형 유통매장인 월마트와 중국 화장품 브랜드 카슬란의 실제 매장에 선보인 바 있다. 또 로레알, 메이블린같은 화장품은 물론이고 버드와이저, 칭다오와 같은 맥주회사와도 협력하고 있다.
CCS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VR·AR장치 시장 규모는 올해 18억달러(약 2조원)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VR과 AR 기술을 기업이 채택하는 것은 중요하고, 잠재력도 크지만 의미 있는 판매량을 달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