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 성장 속도를 정기 점검한다. 현 정부 혁신 성장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대책이다. 정부가 혁신 성장 속도를 점검하고 다그친다 하더라도 혁신 주체인 기업이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이미 반도체 등 특정 업체를 제외하고 시장은 얼어붙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8일 기획재정부가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첫 전략점검회의에도 그대로 노출됐다.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 성장 걸림돌인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대책을 수립하는 자리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열린 '2018년 대한민국 혁신성장 보고대회'에서 규제 혁파를 다그쳤다. 차관급이 모여 전략점검회의를 했다는 자체가 이미 현 정부 혁신 성장 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혁신 성장은 소득 주도 성장과 함께 현 정부가 강조한 경제 기조다. 출발부터 모호한 개념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1년 동안 체감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정부는 혁신 성장 추진 결과 창업 붐 등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고 자평했지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우리나라 1만명당 신설 기업 수는 15개로, 중국(32개)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12년에는 한국(15개)이 중국(14개)보다 많았다. 딱히 내세울 만한 정책도 찾기 어렵다. 규제 혁신을 위해서는 “신산업과 신서비스 창출을 저해하는 대표 규제를 엄선하겠다”는 수준의 원론만 반복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과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 부족했다”고 진단하지 않았는가.
경제 성장 주역은 기업이다. 혁신이든 소득 주도 성장이든 모두 기업이 나서야 성과를 낼 수 있다. 기업을 움직이고 뛰게 만드는 게 혁신 성장을 위한 지름길이다. 정부가 기업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 정부는 기업이 뛰놀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면 그만이다. 추상 및 선언 수준의 구호성 정책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정부만 신나는 일이다. 기업이 신바람 나야 혁신 성장도 가능하다. 혁신 성장 전략회의에 참석한 산업 관련 차관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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