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美 금리 올려도 韓 외국자본 유출 규모 미미할 것”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우리나라에서 외국자본이 유출되는 규모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평가다.

최우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외국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27일 공개했다.

최 연구위원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했던 미국 통화당국은 2015년 12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씩 6차례 인상했다.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신흥국 불안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어 급격한 외국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 연구위원은 한미 금리차와 외국자본 유출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금리차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진 국가로 자본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3월 금리를 종전 1.25~1.50%에서 1.50~1.75%로 0.25%P 인상했고, 이에 따라 금리 상단이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1.50%)를 웃도는 '금리역전'이 발생했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했는데, 다음 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차가 확대될 수 있다.

최 연구위원은 “통화가치 안정성, 기축통화 여부, 국가 부도 위험과 경제위기 등도 자본유출의 주요 요인”이라며 “금리차 만으로는 자본유출 변동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계적으로도 한미 금리차는 외국자본 유출과 의미 있는 관계를 갖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미국 금융시장의 구조 차이를 반영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미국 금리 인상이 외국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은 부채성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자본을 유출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는 우리 경제 규모와 외환보유액 등 외환건전성 상황을 감안할 때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정치·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질 때에도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다만 최근 일부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등을 고려할 때 미국 금리인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이에 따라 외국자본이 비교적 큰 폭 유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최근 신흥국 전반에서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단기 외채 비율 점검 등 현재 양호한 외환건전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