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육성을 위한 전담 시설 설립을 추진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 새로운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술개발을 주도해 신시장 창출을 지원한다. ICT 융합 체외진단 기술 확보로 예방의학 구현과 영세 국내 의료기기 시장 발전 모멘텀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올 연말까지 ICT 융합 체외진단의료기기 지원센터 구축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지원센터는 다양한 체외진단의료기기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테스트, 인허가, 판매 지원 등 제품 전주기를 지원한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도 개선한다. 체외진단의료기기 중요성이 부각되고,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구축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다.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침이나 혈액 등으로 병을 진단하는 데 필요한 의료기기다. 진단 시약이나 키트를 포함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분자진단, 액체 생체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체외진단의료기기에서 벗어나 ICT 융합 영역을 대상으로 한 기반 시설 구축을 추진한다. 우리가 보유한 세계수준 ICT를 접목해 체외진단 신뢰도와 휴대성, 분석역량 등을 높인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진단뿐 아니라 치료법까지 제시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해 즉각 진단을 도출하는 솔루션 등을 꼽을 수 있다. 의료기기 중 특정 영역만 전담하는 시설인 만큼 우리나라가 세계 선도국으로 발돋움할 전략을 마련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바이오헬스와 ICT 융합은 필수”라면서 “바이오헬스 영역에서 가장 유망한 체외진단을 ICT와 융합해 시장을 선도할 기술 확보에 필요한 기반 시설 구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2016년 기준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은 5582억원으로, 국내 의료기기 시장에서 약 10%를 차지한다. 성장세는 전년대비 10.7% 성장했다.
현대의학이 치료에서 조기진단, 예방으로 전환하면서 빠르고 간편하게 질병을 진단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수요는 확대된다. 고령화 시대와 국가 의료비 절감이 화두인 상황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 역할도 중요하다. 특히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해서도 값비싼 검사 대신 액체생검 등 체외진단 기술이 구현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바이오헬스 기술로 꼽힌다.
의료 패러다임 전환과 국가적 과제에도 우리나라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 여건은 열악하다. 기존 의료기기와 달리 상대적으로 안전성 요구가 덜하지만 여전히 일반 의료기기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한다. 시장 진입이 어렵다. 새로운 감염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신속, 정확한 진단 기술 개발 필요성이 크지만 열악한 산업구조로 R&D 투자가 뒤따르지 못한다.
체외진단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매년 가장 주목해야 할 바이오헬스 기술로 체외진단 기술이 꼽히지만 의료기기법에 묶인 규제부터 정부 차원 R&D 투자는 미미하다”면서 “기술개발부터 판매, 제도개선까지 총체적 지원을 전담할 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ICT 융합 체외진단의료기기 개념정립조차 안된 상황에서 우리가 민첩하게 시장을 주도한다면 의료기기 새 판을 열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를 전담할 시설의 역할, 규모, 설립 필요성, 재정 규모 등을 올 연말까지 검토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체외진단의료기기를 넘어 새로운 영역을 만든다는 점에서 ICT 융합 체외진단의료기기 역량 확보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전담 시설 구축은 연구용역과 전문가, 산업계 의견 등을 고려해 구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