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하나로유통이 편의점 사업에 나섰다.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속에서도 편의점이 나홀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자 농협도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 하나로유통은 '하나로 미니'를 편의점 사업 상호로 정하고 지난해 12월 성남유통센터에 시범 개점을 시작으로 올 초 서울 관악구 문성로점, 4월 26일 경남도청점, 지난 14일 천안직산점을 연이어 오픈했다.
농협 하나로미니는 기존 하나로마트를 현대화 환경개선 사업이라는 명목 아래에 시작됐다. 농협 소매매장에 적합하게 편의점 특성을 반영한 형태로 농협 매장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즉석식품군(HMR)과 고객 편의시설을 강화하는 것이다.
때문에 전국 하나로마트 중 99.17㎡(30평) 이하 매장 중 노후화된 곳을 편의형 매장으로 바꾸는 것이 우선 목표다. 이와 더불어 전국 NH농협은행 내 특산품을 파는 신토불이 매장 옆이나 농협은행 내 사용률이 저조한 현금지급기를 없애고 해당 자리에 소규모로 입점하는 형식을 구상하고 있다.
하나로미니는 올해 전국 50개 매장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200~300개 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골목상권과 지역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고려해 타 편의점 사업자와 달리 모든 점포를 직영점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규모가 작은 매장에서는 농협을 방문한 고객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커피와 과자류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규모가 큰 매장에서는 일반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물론 각 지역의 농산물과 하나로유통이 자체 개발한 간편식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농협의 전국 농수산물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 축산품 등도 취급한다. 원물을 주로 판매하는 하나로마트와는 달리 반가공과 세척을 거친 소량의 진공포장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하나로미니의 차별점이다.
하나로마트의 이같은 계획은 기존 하나로마트의 부진점포를 개선하기 위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기업의 점포들은 부진할 경우 철수를 단행하면 되지만 조합원들로 구성된 농협의 특성상 해당 지역에서 철수할 수 없어 효율성을 높인 편의점 형태로 변경을 결정한 것이다.
일반 경쟁사 편의점처럼 24시간 운영은 아니지만 오전 6~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운영해 하나로마트보다 영업시간을 늘렸고 편의점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하나로마트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해 가격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이밖에 향후 교통카드 발급, ATM현금지급기, 택배 서비스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