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경영자 역사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창업주, 구자경 명예회장, 고 구본무 회장으로 이어진다. 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 뒤를 이을 후계자로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LG그룹 '4세 경영 시대'가 공식화된 셈이다.
고 구인회 창업주는 구본무 회장의 할아버지다. 그는 1931년 포목을 취급하는 구인회 상점을 운영했다. 해방 후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를 만나면서 LG그룹이 첫발을 내딛게 됐다. 허 창업주는 당시 성공한 만석꾼이었다. 두 사람은 합심해 1947년 LG그룹 모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을 창업했다.
1969년 12월 31일 구인회 창업주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듬해 1월 동생이자 창업멤버인 구철회 사장은 본인 경영 퇴진을 선언하며 조카인 구자경 당시 금성사 부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1970년 구인회 창업주 장남인 구자경 현 LG 명예회장이 당시 럭키금성그룹 회장으로서 경영 일선에 섰다. 고 구본무 회장의 아버지다. 원래 초등학교 교사로 5년간 일했지만 부친의 뜻에 따라 경영을 시작했다.
또 다른 창업멤버이자 셋째인 구정회 사장은 구자경 회장이 취임한 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조카를 보필하면서 '경영수업'을 했다.
1975년 구본무 회장이 럭키에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럭키와 금성사 및 그룹 내 주요 업무를 섭렵하며 다양한 실무경력을 쌓았다. 경영권은 50세가 되던 1995년에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았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추진한 경영혁신 마지막 단계로 젊고 도전적인 경영진으로 세대교체해 미래 사업을 주도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구씨와 허씨 가문 원로 경영진도 구 명예회장 뜻에 동감해 동반 은퇴했다. 국내 대기업 최초 무고(無故) 승계사례로 꼽힌다.
고 구 회장은 부친인 구자경 회장보다는 5년 늦은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전 회장이 건강한 상태에서 승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구광모 상무를 4대 경영자로 공식화했다. 구 상무의 구상과 역할에 '미래 LG'의 새 역사가 달려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