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마크롱 1년, 경제 없이 정치 없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로 집권 1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엇비슷한 시기에 취임했다. 취임 시기 때문인지 문재인 대통령과 여러 면에서 오버랩 된다. '프랑스 골든보이'로 불리는 마크롱 대통령은 1년 동안 '강한 프랑스'와 '국가 개혁'을 기치로 쉼 없이 달려왔다. 프랑스 고질병인 노동 개혁 물꼬를 튼 '개혁 전도사'라는 평가와 함께 노조 권한을 제한하면서 부자를 위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사회주의 색채가 강한 프랑스에서 노조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권력이었다. 마크롱은 기업 노동자 고용과 해고를 유연하게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노동자 복지를 축소하는 노동개혁을 강행했다. 국회의원 기득권을 줄이는 정치 개혁도 동시 다발로 진행했다. 연금 수령자의 사회보험 부담금을 높이고 대학 학생선발권을 확대하는 등 전 방위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반발은 거셌다. 에어프랑스와 철도 노조 파업,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지금도 개혁 피로감을 이야기하며 불통 리더, 권위주의 대통령이라는 꼬리표에 시달리고 있다. 외교 성과와 관련해서도 정책 변화를 실제로 이끌지 못한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당연히 대통령 지지율도 급락했다. 취임 직후 64%라는 높은 지지율은 1년이 지난 지금 4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마크롱 개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점은 하나 있다. 프랑스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 10년 만에 재정 적자가 유럽연합(EU) 권고 수준인 국내총생산(GDP) 3% 아래로 떨어졌다. 유로존 경제 회복세에 따라 성장률·실업률 등 각종 경기 지표가 개선 추세에 있다. 마크롱이 험한 평가 속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며 여전히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배경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차, 지지율은 여전히 80% 안팎을 오간다. 불행하게도 경제 부문은 낙제점이다. 제대로 된 사회 정책을 추진하려면 경제 개혁에 먼저 성공해야 한다. 집권 1년은 이제 시작이다. 개혁의 시작은 경제이어야 한다. 그래야 집권 말까지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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