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손님' 퇴출...카카오·배달의민족 전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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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택시 노쇼 방지 대책 공지사항.(사진=전자신문DB)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플랫폼 사업자가 이른바 '진상 손님'과 전면전에 나선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불량 승객 선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택시를 불러놓고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 승객에게 제재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 사항을 택시기사 전용 사이트에 공개했다. 핵심은 악의 및 반복해서 배차 후 호출을 취소하는 승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적용한다. 불량 승객을 가려내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예약을 일방 취소하는 승객에게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이다. 다만 시행 시기, 패널티 종류와 같은 세부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노쇼 빈도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할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노쇼 방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배차 취소가 많은 승객 대상으로 취소 확인 문구를 띄운다. 일주일 동안 몇 번 취소했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승객 스스로 각성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셈이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의민족도 블랙컨슈머와 결전을 치른다. 현재 악성 고객 유형을 수집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사장님 사이트를 통해 업주들 제보를 받고 있다. 배달 장난 전화나 음식 주문 후 연락이 두절되는 사례가 적발될 것으로 보인다. 협박성 주문도 대상이다. “서비스 음식을 안 주면 악플을 달겠다”고 협박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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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달의민족 제공.

배달의민족은 이 같은 사례를 데이터베이스(DB)에 쌓아 두고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음식점 영업을 방해하거나 가게 사장을 괴롭히는 악성 고객에게는 책임을 묻는다.

이에 앞서 배달의민족은 리뷰 정책을 개편, 블랙컨슈머 접근을 차단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 앱에서 결제한 고객에게만 리뷰를 달 수 있도록 작성 권한을 제한한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정 업소를 비방하거나 허위 홍보물을 올리는 등 부작용이 크게 줄었다”면서 “선량한 영업점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카풀 업계도 노쇼를 좌시하지 않을 계획이다. 풀러스는 차량 운전자와 매칭 후 취소를 반복하는 승객 상대로 서비스 이용에 제동을 건다. 정해진 출발지에서 카풀 차량을 5분 넘게 기다리게 하면 노쇼로 간주한다.

3000원 상당 수수료를 물리기도 한다. 노쇼를 포함해 매칭 완료 후 5분이 지난 뒤 합당한 사유 없이 취소하는 승객이 대상이다. 카풀 서비스는 호출 시간 예약제를 운영한다. 이때도 출발 시간 10분 전에 취소하면 수수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블랙컨슈머를 없애는데 선뜻 나서지 못하는 업체도 많다. 자칫 소비자와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이다 보니 강력한 규제책을 쓰기도 어렵다.

안희철 법무법인 양재 변호사는 “한국소비자원이 만든 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기업 내부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면서 “이 매뉴얼을 기반으로 블랙컨슈머에 대응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안 변호사는 “법을 몰라 문제를 일으키는 소비자가 의외로 많다”면서 “문제 행동이 법에 어떻게 저촉되는지 사례별로 분류, 플랫폼 안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는 것도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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