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차원 투자 의지 강해 BOE·차이나스타 등 증설 활발
디스플레이 장비업계가 올해 20조원대 중국 비즈니스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디스플레이 시장의 설비 투자가 사실상 '올 스톱'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위축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추가 투자를 중단했다. 반면에 중국은 중소형 플렉시블 OLED와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투자 계획이 순항 중이다. 국내 사업의 공백을 중국에서 메워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다수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이 중국 현지 영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투자가 바닥 수준으로 예측되면서 대안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Ⅹ(텐) 판매가 저조하면서 스마트폰 OLED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공장인 A5 투자가 올해 안에 시작될 지가 불투명해졌다. LG디스플레이도 E6와 E5 추가 투자 가능성이 옅어졌다.
반면에 중국은 올해도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를 크게 늘린다. 중소형 플렉시블 OLED와 대형 LCD 생산설비 투자가 잇달아 이어진다.
올해 중국에서는 월 13만장 규모의 6세대 OLED 설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에도 비슷한 투자가 단행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월 1만5000장 규모의 설비 투자 금액을 약 2조원으로 추정하면 올해 중국에서만 약 18조원 규모 수준의 투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 BOE가 올해 월 4만5000장 규모를 B11과 B12 라인에 투자한다. 단일 기업 가운데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 차이나스타는 월 1만5000장에서 3만장, 에버디스플레이는 1만5000장 규모를 각각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톈마는 6세대 1만5000장, 비전옥스도 1만5000장을 연내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트룰리와 CEC-판다도 6세대 OLED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로욜도 약 1만장 증설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에서 LCD 투자도 잇따른다.
BOE가 10.5세대 B17 라인 투자를 발표하고 우한에 월 12만~15만장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차이나스타는 건설하고 있는 T6에 이어 10.5세대 T7 투자를 발표했다. HKC는 2019년 양산을 목표로 8세대 LCD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약 20조원 규모의 LCD 설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설비 투자는 올해 크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에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했고, 올해는 별도의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에 8.5세대, 국내에 10.5세대 대형 OLED를 6조~7조원 규모로 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장비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설비 투자가 예상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지만 여전히 정부 차원의 증설 의지는 강하다”면서 “한국이 주춤한 사이 중국이 생산 능력을 높이는 해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표. 한국과 중국의 2018년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 전망 (자료=업계 추산)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