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 SW 창업이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수준을 회복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국내 SW 창업은 1990년대부터 늘기 시작해 2000년 최고에 달했다. 1999년 2000개에 불과했던 창업이 2000년에는 5000개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2년 절반으로 떨어졌고 이후 SW 창업 암흑기는 2010년까지 이어졌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SW 창업기업 수가 과거 최고치를 넘었고 지난해에도 늘어났다.
SW는 기술 기반 사업으로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성장과 유지가 관건이다. 대부분 SW 기업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앞세워 야심차게 시작하지만 규모가 영세해 일시적 자금난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제값 받기가 어려운 국내 SW 시장 환경은 초기 투자비용 회수조차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 가운데 창업 후 10년 이상 버티는 기업은 10곳 중 한두 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5년을 버티는 기업도 절반이 안됐다. 세계 소프트웨어 100대 회사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국내에서는 'SW기업=중소기업'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창업 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 채 사라지거나 스스로 중소기업에 머물려 하는 욕구도 강하다. 산업 생태계가 부실하고 성장 사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SW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업력과 체격을 키워야 한다. 기술 자산이 유지될 수 있도록 원활한 M&A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SW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성과는 미흡했다. SW 산업은 4차 산업혁명 핵심이다. 창업이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분위기가 좋다는 것이다. SW 산업은 다양한 형태로 타 산업과 접목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에서 20년, 30년, 50년을 이어가는 SW 전문 기업이 배출될 수 있도록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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