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6년간 지정 사례가 없었던 소프트웨어(SW)진흥단지 제도의 문턱을 낮췄다. 해당 규제 완화를 기반으로 지역에 SW기업과 인력, 연구기관이 모일 수 있는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소프트웨어 진흥시설 및 진흥단지의 지정·관리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했다.
SW진흥단지는 SW기업과 지원시설·기관을 특정 지역에 집적해 기업 간 협업과 인력·기술 교류를 촉진하고 지역 SW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다만, 2000년 제도 도입 이후 약 26년이 지났지만 실제 지정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SW진흥단지 지정 대상을 조성이 완료된 지역에서 '구성 예정'인 지역까지 확대한 것이다. SW진흥단지 제도는 만들어진 지 오래됐지만 직접적인 지정 혜택이 크지 않고 기업과 시설이 먼저 갖춰져야 하는 까다로운 요건 등으로 활용되지 못했다. 이번 개정으로 앞으로는 SW기업과 관련 시설·기관이 모두 입주하지 않았더라도 조성 예정이거나 조성 중인 단계에서 진흥단지 지정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특히 이번 개정으로 앞으로 첫 진흥단지 지정 사례가 나오고 지역 AI·SW 사업과 연계된다면, 지역 SW생태계 확산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욱이 정부는 최근 지역에서 피지컬 AI와 메가프로젝트 등 대규모 재정사업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관련 사업을 계기로 기업과 연구기관이 지역에 모이는 과정에서 SW진흥단지 제도가 함께 활용된다면 일회성 지원사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SW산업 거점을 조성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지역 SW산업은 여전히 수도권 편중이 심하지만 비수도권에서도 관련 기업과 인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지역SW산업발전협의회에 따르면 2024년 전국 SW사업체 8만40개 가운데 수도권 소재 기업은 6만3054개로 78.8%를 차지했다. 여전히 10곳 중 8곳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있지만 전년 대비 수도권 비중은 1.5%포인트(P) 감소했다. 같은 해 지역 SW산업의 구인 수요는 1만3212명으로 전년 대비 86.8% 증가했다.
진흥단지 지정요건 완화와 함께 지역 내 실질적인 SW 수요를 만들어야 진흥단지가 안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에 단지를 조성하더라도 주요 기업과 발주처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는 지역 SW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채효근 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현재는 대형 사업이나 수요처가 대부분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상대적으로 지역 SW 시장은 작을 수밖에 없다”면서 “SW진흥단지가 커지려면 그곳에서 수익이 나고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SW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과기정통부의 SW정책과 산업부·중기부 등이 추진하는 지역 주력산업 지원정책 간 연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