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프트웨어(SW) 창업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6%가 5년 내 폐업했다. 창업 후 10년 이상을 버티는 기업은 15%에 불과하다. 원인은 SW의 제값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SW 창업이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수준으로 늘었지만 이들 기업의 생존율은 최저 수준이다.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Photo Image
국내 SW기업 연도별 생멸 추이. 출처:SW정책연구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최근 2년 동안 SW 분야 창업과 폐업 기업을 분석, 이 같은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후 5년 이내에 폐업한 SW 기업이 57.6%로 급증했다. 창업 후 5년 만에 절반 이상 기업이 문을 닫는다. 창업한 지 3년 이내에 폐업하는 기업도 38.8%였다. 10년 이상을 버티는 SW 창업 기업은 15%에 불과했다. 10년 이내로 85%가 문을 닫는 셈이다. 15년 이상 유지하는 기업은 1.5%, 20년 이상 이어 가는 기업은 0.3%로 나타났다.

SW 분야별로는 게임 SW 기업 생존율이 가장 낮았다. 창업 후 5년 이내에 67%가 폐업했다. 15년 이상 유지한 기업은 0.7%에 불과했다. 뒤를 이어 인터넷 SW, 정보기술(IT) 서비스, 패키지 SW, SW 유통 순으로 폐업률이 높았다. 모두 절반 이상이 5년 이내에 폐업했다. IT서비스와 SW유통 분야가 15년 이상 생존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나마도 2.5%였다.

폐업 이유는 자금력 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SW 기업은 영세한 규모로 창업한다. SW 제값 받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창업 후 5년 이내에 경제력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 가운데 상당수 SW 기업은 자금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으로 이어진다.

지은희 SW정책연구소 실장은 “SW를 공급한 후 연구개발(R&D) 등 초기투자 비용을 회수해야 하는데 제값 받기가 어려워 대부분 자금난을 겪고 있다”면서 “SW 창업 기업이 3∼5년 이상을 버티도록 정부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최근 SW 기업의 창업도 늘었다. SW 기업 창업 불씨가 살아난 것은 2010년 이후다. 2010년 한 해 창업 기업은 3000개로 2001년 수준을 회복했다. 해마다 창업 기업 수는 증가했다. 2016년 창업 기업 수가 5000개를 넘으며 2000년과 동일했다. 지난해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Photo Image
패키지SW 기업 연도별 생멸 추이. 출처:SW정책연구소

SW 업종 가운데 패키지 SW 창업이 활발했다. 패키지 SW 분야는 2015년 창업 3000개를 돌파한 후 2016년 2000년 수준을 넘어 3500개 기업이 창업했다. IT 서비스 기업은 2016년에 2010년 대비 두 배 증가한 1000개 기업이 창업했다.


한국SW산업협회 관계자는 “SW는 기술만 있으면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면서 “2010년대 이후 SW가 전 산업에 확산 도입되면서 중요성이 커진 것도 창업 열기를 일으킨 요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 실장은 “SW 산업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창업 열기가 뜨거워진 점은 긍정으로 볼 수 있지만 5년을 버티는 회사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표]SW 폐업 기업 생존 기간(단위:%), 출처:SW정책연구소>

[표]SW 폐업 기업 생존 기간(단위:%), 출처:SW정책연구소

[전자신문 CIOBIZ]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