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방미통위의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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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 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입구에는 아직 현판이 보이지 않는다. 출범한 지 여러 달이 지났지만 현판식은 기약이 없다. 위원 일곱 자리 가운데 하나가 비어 있기 때문이다.

방미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7인 합의제 기구다. 대통령이 2명을 지명하고 여야가 나머지를 추천해 채운다. 그러나 야당 몫 상임위원 한 자리가 정치적 이견 속에 채워지지 않으면서, 위원회는 6인 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물론 위원회는 멈춰 있지 않다. 6인 체제로 출범한 지난 4월 이후 지금까지 26회 전체회의를 열고 유료방송 진흥, 허위조작정보 대응 같은 현안을 다뤘다.

그러나 합의제 기구의 힘은 속도가 아니라 대표성에서 나온다. 특히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방송·미디어 정책일수록 당위성을 가지려면 위원회의 완전한 구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방미통위는 개정 방송3법 시행 이후 첫 공영방송 이사진을 꾸리는 과정에서 여당 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의 결격 논란을 매듭짓지 못했다. 후보의 대선 후보 자문 이력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임명 여부를 결론짓지 못한 채 법정 기한이 지나면서 해당 후보는 자동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견제와 검증을 맡아야 할 야당 추천 위원의 공백이 보다 적극적인 논쟁을 이끌어내지 못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방미통위는 유료방송과 채널사용사업자의 대가 갈등, 플랫폼 규제, 콘텐츠 진흥 등 산업 진흥 역할도 해내야 한다. 그렇기에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합의 구조를 법으로 못 박아둔 것이다. 한 축이 비어 있는 결정은 아무리 옳아도 정당성 시비를 피하기 어렵다.

빈 의자는 단순한 결원이 아니다. 방송 정책이 정치의 볼모가 되어 온 지난 몇 년의 축소판이다.

미뤄지는 현판식은 단순히 격식을 차리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일곱 자리가 온전히 채워질 때, 방미통위는 비로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기도 하다. 빈 의자를 채우는 일이야말로 시급한 현안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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