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신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은 5일 열린 정기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생산능력이 아닌 기술로 경쟁 구도를 바꾸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대형 디스플레이는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능력이 빠르게 증가했으므로 이제 한국은 덩치(생산능력)가 아닌 기술로 경쟁의 판을 바꾸는 고민을 해야 한다”며 “패널 크기가 커질수록 기술 가치가 상승하므로 이에 대한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소형 OLED 시장이 위축된 분위기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시험이 어려우면 준비를 많이 한 사람에게 기회일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수율을 높이는 등 기본부터 점검하고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하게 되므로 현재의 어려움을 향후 큰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조만간 OLED가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 비중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긴 호흡으로 보면 지금의 어려움은 큰 위기가 아니며 되레 경쟁력을 쌓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산학연 협력으로 기초 기술역량 확대 △소재·부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생태계 강화 △긴밀한 생태계 협력으로 기술혁신 증대를 중점 추진 목표로 꼽았다. 중국의 추격이 거세졌고 디스플레이 성장 전략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빠르게 산업 환경이 변하면서 생태계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 회장은 “한국이 세계 디스플레이 1등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발전시키려면 학교, 연구소, 관련 기업 등과 협조를 잘 하는게 더욱 중요해졌다”며 “특히 일본에 크게 뒤처진 소재·재료와 장비 분야 생태계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패널사뿐만 아니라 장비·재료기업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더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기술은 사람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회장은 “우수 인력이 디스플레이 산업으로 유입되고 기존 인력을 잘 유지해 핵심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도를 협회가 더 고민해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협력사가 특정 수요기업에 종속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협회가 장비 교차구매에 대해 기술 제공기업과 수요기업 모두와 소통해야 하나 이해 당사자에게 구체 주문하기는 곤란하다”며 “다만 디스플레이가 타 분야보다 국산화율이 높은 만큼 노광기 등 기술 난도가 높은 분야도 국산화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는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