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게 방학이고 부모가 미치기 직전에 하는 게 개학'이라는 말이 있다. 혈기왕성한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어쨌든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됐다. 자기 몸에 비해 커다란 가방을 메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어느새 저만큼 컸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시에 학부모들은 다시 교육비 걱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통계개발원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5'에 따르면 10년 전인 2006년 가구당 교육비 지출이 연간 227만원에서 2014년에는 279만원으로 약 52만원 증가했다.
과외나 학원비 등 사교육비가 포함되지 않은 공교육비도 이 정도로 상승했으니 교육비 부담이 학부모에겐 가장 큰 걱정일 수밖에 없다.
국내 사교육비 규모는 연간 40조원 정도로, 지난 20년 동안 일반 가정의 사교육비가 매년 약 12%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전반이 어려워지고 생활 물가는 올라 실질소득은 그대로인데 그렇다고 교육비를 줄일 수 없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중·고등학교 사교육비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오고, 물가 상승 속도를 훨씬 앞지르는 대학 등록금까지 생각하면 골치가 아파 온다.
현재 대학 등록금은 학교와 전공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연간 1000만원 안팎이다.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대학 등록금 상승률이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6%를 기록했으니 지금과 같은 인상 속도가 지속된다면 4년 동안의 학자금으로 10년 후에는 7100만원, 20년 후에는 1억3000만원이 각각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녀가 2명이면 2억6000만원, 3명이면 4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요즘은 결혼과 출산이 늦어져서 아이가 대학 졸업 때까지 부모가 직장 생활을 해서 돈을 벌거나 학자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더해진다.
10년 후 대학등록금 7100만원을 모으기 위해서는 금리 2.0%를 적용해도 지금부터 약 54만원을 매월 모아야 한다. 20년 후 대학등록금 1억3000만원을 모으려면 매월 45만원을 적립하면 된다. 아이의 대학 학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준비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은행에 어린이통장을 개설할 수도 있고 증권사의 어린이펀드에 가입할 수도 있지만 장기간 준비에 적합한 보험사의 어린이 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10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을 주로 운용하는 곳이 보험사이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복리 효과는 물론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고민은 얼마만큼의 보험료를 가입해야 하느냐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가입해도 대학 학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매월 45만원을 20년 동안 납입해야 한다. 아이가 2명이면 매월 90만원을 적립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부모의 직업과 은퇴 연령, 학자금 지원 여부 등을 고려해서 어느 정도 대학 학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가입 금액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달에 30만~40만원으로 가입하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성과급이나 연말 보너스 등 일시 수입이 생겼을 때 추가 납입을 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법도 병행한다.
대부분 어린이연금은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료의 2배까지 추가 납입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물론 중간에 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경우 주 계약 해지 환급금의 50%까지는 수수료 없이 찾아 쓸 수 있는 중도 인출 기능도 있어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도 있다.
또한 어린이학자금보장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기간 중 부모 사망 시 유자녀학자금이 지급되어 만일의 경우에도 대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행히 대학 학자금을 부모가 소득이 계속 있어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면 계약자변경으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 자녀의 결혼자금이나 주택마련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 조상들은 딸이 태어나면 텃밭에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아이가 자라면서 병치레를 하면 나무 앞에 정갈한 몸가짐으로 정성을 빌었고, 딸이 성장해서 시집갈 무렵이면 텃밭의 오동나무를 베어 장롱을 만들어서 결혼 혼수품으로 보냈다고 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우리 조상들처럼 미리 준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김명환 한화생명 강남FA센터 FA oebin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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