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뤄 둔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새 정부 출범을 시작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부문만 먼저 인사를 실시했다. 승진자는 54명으로 역대 최소급이다. 부품(DS) 부문의 인사는 이르면 12일 발표한다. 계열사 임원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1일 CE·IM부문에서 부사장 6명, 전무 11명, 상무 30명, 전문위원 5명, 마스터 선임 2명 등 총 54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CE·IM부문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김석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팀장, 김정환 중남미 총괄, 이상훈 생활가전사업부 메카솔루션팀장,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장, 홍현칠 서남아총괄, 황정욱 무선사업부 글로벌하드웨어 개발팀장이다.
삼성전자는 CE·IM부문 사업부와 해외 지역 주요 보직 인사도 실시,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다. 최경식 부사장(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실장), 이영희 부사장(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 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상철 부사장(동남아총괄), 권계현 부사장(중국 총괄) 등이 대표 사례다. 이애영 상무와 이혜정 상무 등 여성 임원 2명도 승진 인사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에 승진 인사를 실시했지만 지난해에는 최순실 사태로 인한 검찰 조사 등으로 인사가 연기됐다. 5개월가량 미뤄 실시한 인사 규모는 최소한으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실시하지 못한 인사를 더 지체하면 조직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을 우려,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면서 “세트 부문은 이번 인사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2017년 경영목표 달성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DS 부문은 아직 승진 인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전자 전체 승진 규모는 최근 들어 가장 적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삼성전자 부사장 이하 승진자 172명, 2016년 135명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승진 규모 축소는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상황 등을 감안, 꼭 필요한 인사만 실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사장단 인사는 이 부회장의 1심 판결이 나오는 8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DS 부문 인사는 12일에 발표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사업 실적이 워낙 좋아서 승진 기대감이 있다.
외부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임원에게는 퇴임 통보도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품 부문은 인사가 최종 확정되지 않아 먼저 확정된 세트 부문만 따로 발표했다”면서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