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8조원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 작년 6세대 플렉시블 OLED 신규 라인 'B11' 투자를 발표한데 이어 올해 'B12(가칭)' 투자 확정을 앞두고 있다. 2년 연속 대규모 설비 투자를 단행하면서 플렉시블 OLED 1위 업체 삼성디스플레이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조만간 6세대 플렉시블 OLED 신규 라인 B12 투자를 발표한다. 생산능력은 B11과 유사하거나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주요 장비 기업과 필요한 제품 물량과 공사 일정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11은 BOE가 지금까지 단행한 플렉시블 OLED 투자 중 가장 큰 465억위안(약 8조원) 규모다. 작년 11월 투자를 발표하고 12월 착공을 시작했다. 2년 내 OLED를 채택한 스마트폰이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 비중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면서 디스플레이 업계가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BOE는 5.5세대 리지드 OLED라인 B6, 리지드와 플렉시블 OLED를 동시 생산할 수 있는 6세대 B7, 플렉시블 OLED 전용 라인 B11을 보유하고 있다. B6에서 5.5세대 리지드 패널을 월 1000장 규모로 양산한다.
B7과 B11은 아직 가동 전이다. BOE는 B7을 오는 4분기, B11은 2019년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BOE가 B12 투자를 시작하면 정식 양산은 2020년이 될 전망이다.
BOE가 6세대 플렉시블 OLED에 추가 투자하는 이유는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최신 플렉시블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사용하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은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 리지드 패널은 BOE, 에버디스플레이 등도 소량 납품하지만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을 받아쓴다.
BOE가 지난해 11월 B11 투자를 결정하고 6개월이 안돼 B12 투자 결정을 앞둔 것도 폭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BOE는 B11 투자를 검토하면서 B12 투자도 함께 조율했다. 당초 B11을 양산 가동해 기술 안정성을 확보한 뒤 추가 투자를 시작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시블 OLED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격적인 선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세계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은 공급 부족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스마트폰용 OLED 수요와 공급 차이가 약 20%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수요-공급 균형 수준을 10%로 보는 것에 비하면 공급이 부족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OE는 B12뿐만 아니라 B13 투자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6세대 플렉시블 OLED, 10.5세대 추가 LCD 라인 등 다양한 제품군을 후보군으로 놓고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