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이상훈)이 눈앞에 펼쳐진 가상현실(VR) 화면에 증강현실(AR) 효과를 더해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콘텐츠 기술을 개발했다. 사용자의 몸짓, VR, AR를 하나로 모은 융합현실(MR)을 표방했다.
김기홍 ETRI VR·AR기술연구그룹장은 사용자의 움직임에 반응해 마치 번개가 손을 감싸고, 발사되는 듯한 효과를 표현한 `선더펀치` 콘텐츠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선더펀치 콘텐츠는 이용자 정면에서 바닥으로 이어진 `ㄴ`자 형태의 대형 디스플레이로 표현한다. 시야가 닿는 콘텐츠 표현 면적을 넓히고 AR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용자가 팔을 움직이면 배경이 되는 디스플레이 영상에 여러 가지 색깔의 AR 번개가 생성된다. 번개는 이용자 손 부근에 만들어져서 마치 손을 감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손을 앞으로 뻗으면 번개를 전방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발사할 수 있다.
김기홍 그룹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뎁스카메라로 현실감 넘치는 MR를 만들었다. 이용자의 신체 위치를 정확히 판별, 엉뚱한 위치에 번개가 생성되는 것을 방지했다. 주된 판별 부위는 눈과 손이다. 각 부위의 3차원 좌표를 정밀하게 분석해 눈·손과 일직선이 된 화면 위치에 번개 효과를 생성한다. 어깨와 손의 각도 차이를 분석, 번개 발사 지점도 정밀하게 나타냈다.
VR 디스플레이는 여러 대의 프로젝터 영상을 합쳐 구성했다. 프로젝터 수를 늘리면 더 넓은 화면에서 많은 인원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각 프로젝터 영상은 자체 개발한 `프로젝션 기하보정 기술`로 자연스럽게 합쳐진다.
선더펀치 콘텐츠 기술은 게임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 체험 콘텐츠로도 활용할 수 있다. 손에 색을 입혀서 붓처럼 쓰는 것도 가능하다. 앞으로는 홀로렌즈, HMD를 활용한 MR 콘텐츠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연구팀은 현재 중국 베이징의 예술문화 공원인 `751D 파크`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울산시 울주군에서도 시범 서비스를 운영한다. 인체 인식 모듈, 프로젝션 기하 보정 기술 등 요소 기술은 이미 몇몇 기업에 이전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선더펀치 콘텐츠 기술은 기존의 VR와 AR를 더해 더욱 현실감을 높인 미래 콘텐츠 기술”이라면서 “게임은 물론 교육, 체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용자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