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 열요금 산정 개편
한난 기준 탈피 새 체계 도입
업계 “사실상 기업 수익률 조정”
용량시장 개소 앞두고 부담 커
정부가 민간 지역난방 사업자에게 총괄원가 제출을 요구했다. 열요금 산정 방식 개편을 취지로 들었지만 업계는 사실상 정부가 기업의 수익률을 조정에 착수했다고 해석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간 지역난방 사업자의 총괄 원가 파악에 나섰다.
이는 지역난방 열요금 산정 방식 개편을 위한 제반 작업이다. 지역난방은 열, 전기를 동시에 생산, 판매하는 방식으로 현재 30여개 사업자가 권역별로 분포해 있다.
열요금은 '지역냉난방 열요금산정기준 및 상한지정' 고시에 따라 최대 사업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요금을 시장기준가로 삼는다. 한난이 총괄원가를 근거로 요금을 결정하면 민간 사업자도 최대 110% 가격내에서 열을 판매해야 한다.
산업부는 한난의 열요금을 준용하는 현행 가격 결정 방식에서 벗어나 각 민간 사업자의 개별 총괄원가 기반의 새 요금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별 총괄원가가 달라지면서 일부 기업이 한난 대비 높은 이익률이 기록하는 상황을 문제를 봤다.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잡았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개별 사업자의 열 생산·공급에 드는 원가, 설비투자 적정투자보수(투자보수율) 제출을 요구했고 현재 20개 안팎 기업의 총괄원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열요금이 정부 관리하에 책정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수익률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총괄원가를 확보함으로써 산업부가 각 기업의 연료비와 투자보수율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부가 어떠한 형태의 열요금 산정 체계를 도입한다 해도 열요금 특성상 원가 구조가 낮은 기업은 지금보다 이익률을 낮추라는 압박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이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개선한 수익을 문제 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손해를 보다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기업들은 다시 적자를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총괄원가 파악이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용량시장 개소를 앞두고 진행되면서 업계로서는 또 다른 부담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신규 사업 허가를 경쟁입찰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1GW를 시작으로 총 2.5GW 용량시장을 개소한다. 지역난방 사업자도 앞으로 신규택지 열공급을 위해 용량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가 항목은 열·전기 판매가, 용량요금(CP) 등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용량시장 입찰의 핵심 평가 항목이 사업자가 직접 제시하는 전기 판가와 CP”라면서 “정부가 사업자의 원가 구조를 꿰뚫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입찰에 나서는 게 과연 공정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총괄원가 제출 요청은 협조 수준으로 이뤄졌고 열요금 개편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뿐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없다”면서 “사업자 우려를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