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탐험용 자체 복구 반도체 첫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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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방사능에도 자체 복구가 가능한 반도체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플래시메모리에 자체 복구 기능을 더한 적은 있었지만 D램과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자체 복구 기능을 적용한 건 처음이다. 우주선에 적용하면 무게와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NASA와 국내 KAIST 연구진이 공동 개발했다.

14일 IEEE스펙트럼 및 KAIST에 따르면 문동일 NASA 연구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근 열린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최양규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각종 방사능으로 손상을 입어도 자체 복구가 가능한 반도체”라면서 “우주선뿐만 아니라 미사일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반도체를 활용하면 우주선 무게와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무게가 줄어든 만큼 기존의 우주선보다 수십배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최 교수는 “칩 무게의 수십배에 이르는 납 보호막을 제거하고 반도체를 직접 가열, 자체 복구가 가능하도록 했다”면서 “우주선에 쓰이는 칩의 크기는 보통 약 500㎚지만 이 크기를 20㎚ 크기로 대체, 반도체 크기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무인 우주선은 납 보호막을 씌워 방사능으로부터 저장 장치를 보호하거나 저장 장치 없이 지구로 관측 정보를 교신하는 형태로 제작됐다. 연구진은 부품 크기를 줄이거나 납 보호막을 씌우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임무 수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납 보호막을 제거하고 직접 가열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나노와이어로 불리는 트랜지스터를 사용했다. 이 반도체는 방사능 면역성이 다소 강하고 크기가 수십 ㎚로 매우 작아서 공간 활용에 유용하다.

연산처리장치(마이크로프로세서), 이를 지원하는 DRAM 메모리, 하드디스크 역할을 하는 플래시메모리 세 가지 요소로 이뤄졌다. 여기에 연구진은 반도체 가열 방식으로 자체 복구 기능을 더했다. 플래시메모리에 자체 복구 기능을 더한 적은 있었지만 D램과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이를 적용한 건 처음이다.

실험 결과 플래시메모리는 최대 1만회, D램은 1조회, 마이크로프로세서는 그 이상 원상 복구가 가능했다. 연구진은 이 반도체를 활용한 우주선 개발이 이르면 2020년께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최 교수는 “자체 복구 반도체 개발로 우주선 개발 비용 절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개발에 성공한다면 5~10년 이내에 반도체를 탑재한 초소형 무인 우주선을 우주로 날려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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