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전력 효율성과 안전성을 대폭 높인 무인 자율주행자동차용 고성능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그동안 외산에 의존해 온 프로세서(CPU)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상훈)은 1와트(W) 안팎의 저전력으로 무인자율차 기능을 통합해 실행하는 기가헤르츠(㎓)급 자동차 전용 프로세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알데바란` 프로세서는 차량 급발진 같은 전자장치 고장 때 99% 확률로 확인, 해결해 준다. 코어와 메모리가 모든 주행 과정을 재차 확인하고 정정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이 기능은 세계 최초로 국제표준화단체인 ISO의 기능 안전성을 만족시켰다. 프로세서에 내장한 칩이 차량 고장 여부를 스스로 체크하는 자동차용 혁신 반도체 기술이다.
알데바란은 ETRI 독자 기술인 쿼드코어 구조로 제작했다. 4개의 프로세서를 탑재, 무인자율차의 복잡한 기능을 실행한다.
특히 동급의 외산 프로세서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100배 정도 우수하다. 외산 프로세서가 수백와트 전력을 소모하는 반면에 알데바란은 1㎓ 동작에 필요한 소요 전력이 0.24와트에 불과하다. 칩에 탑재한 4개 프로세서가 동시에 동작해도 1와트 이하의 전력을 소모한다. 전력 소모가 많아지면 전체 차량 출력이 저하되고, 발열이 심해 오류 가능성이 커진다.
알데바란 칩은 크기가 7×8㎜에 불과, 패키징하면 ECU 보드를 약 10㎝ 안팎의 크기로 제작할 수 있다. 언제라도 차량 내부에 쉽게 장착할 수 있는 크기다.
ETRI는 알데바란 기술을 무인자율차는 물론 로봇과 전자제품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모든 전자부품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신경망코어 인공지능(AI) 기술을 추가하고, 원 칩(One chip) 데이터 통합처리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기술 상용화는 내년부터 진행한다. 이미 5개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내년 말에 차량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넥스트 칩을 통해 양산할 예정이다.
알데바란 칩 기술은 넥스트칩과 언맨드솔류션이 협력해 개발했으며, 제작은 삼성전자와 함께했다.
엄낙웅 ETRI ICT소재부품연구소장은 “최근 프로세서 세계 기업 암이 일본 소프트뱅크에 인수되는 등 관련 기술 확보에 많은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알데바란 기술을 발전, 고도화시켜서 국내 반도체 산업을 고성능 지능형 반도체 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