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급증하면서 3D 유리 가공 업체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플렉시블 OLED 패널 95% 이상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른바 엣지(곡면)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플렉시블 OLED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D 유리는 곡률을 보이는 구부러진 유리를 말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 엣지 시리즈가 3D 유리를 커버 윈도로 쓴 대표 스마트폰이다. 엣지 디스플레이는 3D 유리 곡선을 따라 플렉시블 OLED 패널을 붙여 만든다. 수십 마이크론(㎛) 두께의 폴리이미드(PI) 기판을 사용한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유연함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기존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유리 기판인 리지드 OLED 패널을 구부리다간 깨진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커버 유리는 2D, 2.5D, 3D로 전환하는 추세다. 2D는 평면 유리, 2.5D는 테두리를 곡면 처리한 평면유리다. 애플 아이폰 등 대부분 스마트폰이 2.5D 유리를 쓰고 있다.【사진1】
2D, 2.5D 유리 가공 시장은 중국 비엘과 렌즈가 세계 시장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커버 글라스 성형 사업은 시계 커버 유리 제조업이 뿌리”라면서 “삼성, LG를 비롯한 스마트폰 제조사를 두고 있음에도 노동 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앤티씨는 2014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엣지`를 시작으로 갤럭시S6·S7 엣지에 3D 커버 유리를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엣지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캐나다 블랙베리 프리브, 중국 비보 엑스플레이5에도 제이앤티씨 3D 커버 유리가 쓰였다.
1996년에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커넥터) 제조 사업으로 출발했다. 현재 주력은 3D 커버 유리 가공 사업이다. 2013년 유리 가공 사업 매출은 239억원으로 전체 매출 14%였다. 지난해에는 매출 1385억원을 기록, 전체 매출 2134억원의 6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부품 사업 매출 비중은 74%(1237억원)에서 32%(680억원)로 줄었다.
올 상반기 매출은 157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2134억원) 70% 이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0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115억원)을 넘어섰다. 제이앤티씨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다가 이달 수요예측 단계에서 철회했다. 상장은 내년에 다시 노린다.
제이앤티씨(JNTC) 모회사는 장비 업체 진우엔지니어링(JNTE)이다. 3D 유리 가공에 필요한 열성형, 연마 등 진우엔지니어링의 장비를 대부분 사용한다. 제이앤티씨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열성형 장비 성형 시간은 절반, 가동 인원은 12분의 1로 각각 줄었다”면서 “진우엔지니어링 장비는 제이앤티씨에서 독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이앤티씨는 올해 말까지 베트남 공장에 생산 능력 월 300만개(셀) 설비를 증설, 전체 생산 능력을 500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의 경기도 화성공장(월 200만개)에서도 생산을 지속한다.
육일씨엔에쓰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2013년 LG전자 지플렉스(G-flex), 2015년 지플렉스2에 3D 커버 유리를 공급했다. 지플렉스는 LG전자가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한 첫 스마트폰이었다. 올해 출시된 LG전자 G5 커버 유리도 담당했다. G5 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이다. 지난달에 공개된 중국 샤오미노트2 엣지 디스플레이에 LG디스플레이 플렉시블 OLED 패널과 함께 3D 커버 유리를 공급했다.
육일씨엔에쓰는 올해 상반기 매출 160억원, 영업손실 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4년 1069억원, 2015년 794억원과 비교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월에 준공한 베트남 유리 가공 공장에서 수율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육일씨엔에쓰 베트남 공장의 2D, 3D 유리 가공 월 생산 능력은 150만개씩이다. 육일씨엔에쓰는 3D 성형 장비로 열성형 방식이 아니라 자중성형 방식을 적용해 왔다. 열성형 방식은 고온 상태에서 압력으로 곡면을 구현한다. 자중성형 방식은 금형에 무게 추를 달아서 뜨거운 노(爐)를 지날 때 유리를 휘게 한다.
육일씨엔에쓰는 올해 하반기에 대호테크 3D 유리 성형 장비 30여대를 구입했다. 육일씨엔에쓰는 3D 커버 유리 수율 향상을 위해 열성형 장비를 더 구매할 계획이다. 투자 규모는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율 문제와 더불어 육일씨엔에쓰의 매출 하락 요인 가운데 하나는 구미공장 합지 임가공 사업 중단 탓이다. 광학투명접착제(OCR)를 바르고 LG디스플레이 중소형 LCD 패널과 스마트폰 커버 유리를 붙이는 사업이다.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모듈 사업을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로 옮기면서 올해 중단됐다. 지난해 263억원이던 전체 임가공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 56억원을 기록했다.
육일씨엔에쓰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수율 문제를 해결, 베트남 공장 가동률을 점차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