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로부터 3억원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의사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역대 개업 리베이트 수수 사건 중 최대 규모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희진 판사는 특정 제약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조건으로 3억600만원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의료법 위반)로 구속기소 된 의사 신모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부산에서 내과병원을 운영하던 신씨는 2009년 8월 제약사 파마킹에 리베이트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전까지 간 질환 치료제로 A사 제품을 썼는데 A사가 더는 리베이트를 주지 않겠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신 씨는 사법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부인인 황모 씨를 앞세워 파마킹과 접촉했다. 황씨는 파마킹 영업사원을 만나 “간 질환 치료제를 바꾸려고 하는데 리베이트를 처방 금액의 30%로 맞춰 달라”고 요구했다. 파마킹은 간 질환 치료제를 자사 제품으로 교체한 신씨와 황씨에게 2014년 6월까지 3억600만원을 건넸다.
신씨 범행은 파마킹 한 직원이 의사들과 광범위하게 리베이트 계약을 맺어왔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들통났다. 검찰은 1년 6개월간 의사와 파마킹 관계자 300여명을 무더기로 조사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사는 56억원 상당의 금품을 전국 병·의원 의사들에게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리베이트 수사 사상 최고액이다. 이중 신씨가 받은 3억600만원 역시 역대 개업 리베이트 수수 사건 가운데 최고액이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신씨를 구속했다.
김 판사는 “신씨는 2003년 의약품 처방과 관련해 돈을 받아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며 “처벌의 엄중함을 잘 알면서도 이번 범행을 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