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코리아 이끄는 게임문화]<2>게임 좋아하는 우리아이, 프로그래머 될 수 있다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에센박람회를 목표로 보드게임을 개발하고 있어요. 일단 보드게임으로 출품해 판매까지도 생각하고 있고요. 나중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개발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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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맨 왼쪽)과 투드림팀 학생들이 보드게임을 하며 게임개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아현산업정보학교 게임제작과 3학년 김호연 군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하스스톤 세계 5위 기록을 갖고 있는 호연 군은 보드게임 개발 프로젝트팀 `투드림(To Dream)` 팀장을 맡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팀원은 같은 학년 김수환·강동성·강철구·강인석 군과 이 학교 방승호 교장, 보드게임 전문가인 김세희 꿈꾸는 다락방 대표 7명이다. 투드림은 올해 서울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년도 서울시 창조전문인력양성사업에 과제명 `19살 게임마니아를 보드게임 개발자로 바꾸는 프로젝트`로 사업 신청했다. 첫 번째 목표는 7명이 각자 게임 하나씩 개발해 최종 3가지를 뽑아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테스트 플레이를 거쳐 10월 13일부터 16일까지 독일 에센박람회에 참가해 다른 게임과 수준을 비교해보고 판매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박람회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11월에는 정식 게임으로 등록해 판매에 나선다는 당찬 목표다. 점심시간과 과외시간을 활용해 모여서 토론하고 각자 개발 중인 게임 스토리를 다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서울산업진흥원에서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고 한다. 에센박람회를 향한 꿈이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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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호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맨 오른쪽)과 학생들이 교장실에 모여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아현산업정보학교 사례는 현실적이면서도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프로젝트다. 게임을 하다보면 과몰입에 빠질 수 있다. 과몰입에 빠졌을 때는 치료를 제대로 해야 한다. 과거처럼 게임을 못하게 PC를 망가뜨린다든지, 게임을 아예 접할 수 없는 기숙학원에 보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1980년대 한 심리학자의 중독실험에서 마약에 중독된 쥐도 오락거리가 있고 쾌적한 환경에 있으면 더 이상 중독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쥐가 마약에 중독되는 가장 큰 원인은 더럽고 좁은 철장에 혼자 갇혀 있어서라는 결론이다. 방승호 교장 말마따나 학교에 여유가 있으면 성능 좋은 PC 몇 대 구입해서 학생이 게임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게임을 양성화하고 교육과정에 넣어 자연스럽게 진로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최근엔 정부에서도 게임과 교육과정을 연계해 청소년 진로를 지원하는 움직임이 있다. 방과후학교와 자유학기제에 연계해 게임 관련 진로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교육부 등과 협력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서 게임을 통한 창의성 제고와 진로 체험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중학교 자유학기제에도 게임 제작과정과 가상직업 체험, 가상현실(VR) 기반 게임개발 체험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또 교육부와 문체부·미래창조과학부 등 중앙부처와 민간기관이 연계해 게임을 활용한 코딩 교육도 준비 중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20일 서울시 중부교육지원청·KT와 협력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e스포츠 선수(프로게이머) VR 진로체험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VR로 e스포츠선수 직업을 간접체험해보고 e스포츠 선수 직업군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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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넷마블게임아케데미` 청소년 게임예술교육 발대식을 하고 있다

민간기업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게임 순기능을 전하고 있다 넷마블은 게임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의 미래 비전을 설계하고 가족 내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4월 `넷마블게임아카데미`를 발족했다. 진로탐색 프로그램은 게임 진로를 희망하는 중고생을 대상으로 7개월 간 게임 구성요소와 원리를 폭넓게 교육하는 과정이다. 게임 제작 현장을 직접 방문해 게임 산업을 이해하고 미래 비전 설계에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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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이 올해 개관한 게임문화체험관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최성희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학교 교육 과정과 연계한 균형 잡힌 게임 이용 교육과 더불어 디지털 시대 미래 세대의 다양한 진로에 게임을 적극 활용해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문정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mjjo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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