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문제가 많은 시장이었지만 누가 나서 해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직 폐쇄적인 시장이지만 해외에서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양산이 시작되면 국내에서도 더 큰 관심이 이어질 겁니다.”
김주윤 닷(dot) 대표는 오는 10월 세계 최초 점자 스마트워치 `닷 워치` 양산을 앞두고 성공을 자신했다. 닷 워치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워치다. 스마트폰과 연동돼 메시지 내용을 점자로 표시한다. 평소에는 시간도 표시할 수 있다. 시계 위 네 개 점자 셀이 물리적으로 변하면서 글자나 숫자를 표시한다.
`닷 워치`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워치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김 대표가 교회에서 목격한 문제에 착안해 개발했다. 시각 장애인이 문자 정보를 접할 매체가 너무 부족했다. 점자정보단말기는 부피가 크고 비용도 수백만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이동성이 없다. 문자음성전환(TTS)은 사생활 노출 우려가 있다. 점자를 작게 만들어 손목 위에 올리는 것이 최선의 아이디어였다.
김 대표는 “성경을 점자책으로 만들면 두께와 무게가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시각 장애인이 글자로 된 정보를 제대로 접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도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제품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양산 전임에도 지금까지 약 11만 대 주문이 들어왔다. 대부분 전문 유통업체와 계약했다. 7만 대는 정식 계약을 체결했고, 4만대는 구매의향서(LOI)를 받았다.
닷 워치는 세계 최초 제품이자 순국산 제품이다.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했고, 생산도 국내 기업이 담당한다. 핵심 부품은 초소형 점자 셀이다. 스마트워치에 크기를 맞추려면 점자 셀부터 바꿔야 했다. 기존 점자단말기 셀과 구동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점자 셀 하나는 여섯 개 볼(구슬)로 구성된다. 볼이 독립적으로 들어가고 나오면서 점자를 만든다. 볼 아래 구동판이 볼을 옆에서 치면 위로 튀어나온다. 간단한 원리지만 초소형 셀을 구현한 핵심 기술이다. 이 구조를 자체 개발해 특허로 등록했다.
닷은 이 부품 생산을 예일전자(대표 강윤규)에 맡겼다. 오는 9월 양산을 시작한다. 구동판 기술이 초소형 진동소자 원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예일전자는 골전도 스피커 등에 사용되는 진동소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 공급을 논의할 정도로 역량을 인정받는다.
김주윤 대표는 “닷 워치 핵심 기술은 초소형 셀과 셀을 구동하는 방식”이라며 “자체 개발한 핵심 기술인 만큼 실력 있고 믿을 수 있는 기업에 생산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닷 워치는 핵심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국내 기업이 개발, 생산하는 국산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