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고 넓게 보장되는 특허가 꼭 좋은 건 아닙니다.”
지난 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2016 제약산업 RnBD&IP 컨퍼런스`에서 이선희 수구르마이온 미국변호사는 전략적 특허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변호사는 “시장 초기에는 강하고 넓게 보장되는 특허가 좋을 수 있지만,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면 보장범위가 좁더라도 차세대 특허를 많이 출원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약 분야 특허는 임상시험 등 의약품 허가 문제로 특허 출원 후 기간만료 전까지 수익화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따라서 분할 출원 등을 통해 오리지널 특허의 존속기간을 사실상 연장하는 전략을 세워야한다는 게 이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혜진 유한양행 법무팀장 발표도 같은 취지였다. 박 팀장은 “예일대 진 란주(Jean Lanjouw) 교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500개 이상 특허를 가진 회사는 100개 정도 특허를 보유한 회사들보다 피소 가능성이 4배 적다”며 “핵심 특허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소모적 소송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분할출원(Divisional Application) △계속출원(Continuation Application) △부분계속출원(Continuation-In-Part) △정정청구(reissue)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혜진 팀장은 이어 “제약업계 연구개발(R&D) 비용은 증가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는 추세”라며 “하지만 임상단계 이전에 라이선스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기회”라고 발표했다. 과거엔 비용으로 인식되던 지식재산권(IP)이 거래 대상이자 수익이 됐다는 의미다.
특허법원 판사 출신인 곽부규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특허 소송 트렌드에 대해 설명했다. 곽 변호사는 “손해배상액 현실화나 입증책임 완화 등 특허권을 강하게 보호하는 여론이 형성됐다”며 “법원에서도 특허 신규성·진보성을 과거보다 쉽게 인정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곽 변호사는 “세계적인 특허 허브국가로 발돋움하려면 특허소송이 많이 제기되고,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특허권자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지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특허청과 제약협회는 컨퍼런스 개최와 함께 제약업계 지식재산권 강화 및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공동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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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진 IP노믹스 기자 mj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