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바람 잘 날 없는 `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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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가 대화 도중에 간편 송금이 가능한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이목이 쏠렸다. 모든 국민이 사용한다는 강력한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으로 계좌번호 없이 돈을 보낼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사용 가능한 은행은 다섯 곳뿐이었다. 서비스 초기임을 감안해도 은행의 참여가 저조했다. 16개 시중은행 가운데 약 70%가 참여를 거부한 셈이다. 이들은 “카카오가 수수료 후려치기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펌뱅킹(기업체 컴퓨터와 금융기관의 서버를 연결한 금융서비스) 거래 시 카카오는 은행에 펌뱅킹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이 수수료를 10분의 1 정도로 낮춰 제시했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은행에 갑질을 한다”며 서러움을 토로했다.

은행과의 불협화음뿐만 아니라 핀테크기업과의 표절 논란도 시끄럽다.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2월에 내놓은 자신들의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와 `카카오페이 송금`이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펌뱅킹망 서비스 계약 구조, 은행 계좌 본인인증 방식(1원 인증), 테스트용 무료 1원 송금 기능, 사용자환경(UI) 등이 자사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논란이 되는 기술은 이미 여러 모바일 송금 서비스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라며 각종 의혹을 일축했다.

카카오는 최근 스타트업 인수나 지원 대신 자신들이 직접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카카오가 기존 시장에 진입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새로운 시장 개척이 아니라 기존 시장에 들어오면서 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것이야 막을 순 없다. 그러나 카카오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기술 개발에 나서지 못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카카오는 수수료 싸움이나 기술 표절 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카카오의 경쟁 상대는 알리바바나 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이다. 하루라도 빨리 혁신 서비스나 해외 진출 같은 큰 그림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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