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공SW에서 대·중기 `상생의 신화` 만들자

정보기술(IT)서비스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서울지하철 2기 교통카드시스템 구축 사업이 이달 발주된다. 이는 신기술을 적용한 공공소프트웨어(SW) 사업으로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다. 공공정보화 가운데 보기 드문 민간투자 사업이기도 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적용된 공공SW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운영지침을 발표했다. 미래부가 신기술 분야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한 것은 성숙기에 접어든 공공SW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신시장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공공정보화 분야에서 중소SW기업 육성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기업 참여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서울지하철 2기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은 사업자 선정 문제로 2013년 중단된 지 3년 만에 재개됐다. 신기술 분야로 적용,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 첫 발주 사례다. 여러 대기업과 함께 중견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래부는 대기업 참여를 허용했지만 단독 제안은 배제하도록 지침을 전달했다고 한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사업자 선정기준에 반영하도록 했다고 한다. 미래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해 내린 결정이지만 칭찬받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면서 `상생 우선` 지침을 내린 것은 중소기업을 배려한 적절한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SW산업진흥법을 개정해 2013년 1월부터 대기업의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를 제한했다. 중소SW기업 육성을 취지로 도입했지만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사업에 대기업 참여의 필요성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신기술 적용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면서 사실상 제한 조치가 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우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모든 공공사업에 함께 참여할 수는 없지만, 먼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참여 영역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구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활한 협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가뜩이나 대·중기 동반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지금, 공공SW에서 상생의 신화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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