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들어 0.3달러 저렴…패널시장 세대교체 예고
스마트폰용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생산 원가가 액정표시장치(LCD)보다 낮아졌다. 올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이 LCD에서 AMOLED로 빠르게 전환하는 `티핑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5인치 풀HD 스마트폰 기준 AMOLED 제조 원가는 1분기 현재 14.3달러, LTPS LCD는 14.6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AMOLED가 17.1달러로 LTPS LCD(15.7달러)보다 1.4달러 비쌌지만 이제는 AMOLED 생산 비용이 LCD보다 저렴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 주류인 LTPS LCD를 AMOLED가 빠르게 대체하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AMOLED 생산 원가가 LTPS LCD와 비슷하거나 낮아지면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보급형 제품까지 AMOLED를 채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화질 스마트폰을 제공할 수 있다.
AMOLED 생산 원가가 LTPS LCD 수준으로 낮아진 것은 높은 가동률, 넓어진 고객층, 생산라인 감가상각 종료가 배경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AMOLED 실적을 빠르게 확대했다. 삼성전자 외에 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가동률을 90~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공장 가동비용이 고정적이어서 가동률을 높여 생산량을 늘리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생산 초기에 비해 수율을 안정시킨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로 영역을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특정 브랜드 제품 판매가 저조하면 가동률을 낮출 수밖에 없는데 공급처를 다양하게 갖추다 보니 가동률을 안정적인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김현진 IHS테크놀로지 수석연구원은 “5·6세대 라인 평균 가동률이 80%인데 삼성디스플레이 A2·A3 라인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가동률이 95% 수준이 되면 70%인 때보다 생산 원가를 16%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AMOLED 생산 라인이 설립한 지 5년이 넘어서면서 감가상각비가 크게 줄어든 것도 티핑 포인트를 이끈 요인이다.
김현진 수석연구원은 “LCD 라인 감가상각이 끝나도 여전히 AMOLED 비용 구조가 더 유리하다”면서 “프리미엄급은 물론 보급형 제품군까지 영역을 확대할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AMOLED 패널을 프리미엄급 제품뿐만 아니라 중급형 제품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용 AMOLED와 LTPS LCD 제조 원가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한 만큼 패널 세대 교체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3 라인에 AMOLED를 추가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갖추는 만큼 앞으로 원가 하락폭이 더 커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스마트폰 패널이 AMOLED 위주로 옮겨가면 관련 부품·소재 업계 변화도 불가피하다. 국내에서 BLU 시장이 줄어 중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린 기업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OLED 재료 기업은 시장 파이가 커져 유리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면 AMOLED 패널 제조사의 영향력이 미미해 경쟁이 더 치열해진다. AMOLED 구동칩 설계 기술을 확보한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의 활약도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자료: IHS)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