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과잉이 지난해에 이어 오는 2018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패널 제조사가 고부가가치 대형 제품 위주로 생산 품목을 바꾸고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산업 차원의 구조조정이 올해부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는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 디스플레이 콘퍼런스 2016`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 같은 전망을 제시했다. 세계 경기 흐름과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세가 비례하는 만큼 세계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 이후부터 디스플레이 산업도 다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설비 투자를 하고 있어 공급 과잉 현상은 2018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윤성 IHS테크놀로지코리아 상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LCD 패널 가격이 폭락해 제조사 수익률이 상당히 안 좋아졌고 올 1분기에도 예상보다 크게 수익률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가동률과 가격을 조정하는 등 LCD 산업을 어떤 식으로든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HS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LCD 패널은 32인치, 40인치, 42인치, 49인치, 55인치 등 주요 크기에 걸쳐 20% 후반에서 30% 중반대로 가격이 하락했다. 패널 제조사 마진율도 떨어져 지난해 4분기 AUO, 이노룩스, 샤프는 마이너스 이익률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한 자릿수 초반대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LCD TV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2억7400만장에서 올해 2억5700만장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TV 세트는 지난해 2억2400만대 수준을 유지해 수요-공급 차이가 15% 수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수요-공급 격차는 22%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IHS는 지난해 발생한 LCD 패널 재고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공급 과잉 문제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때문에 한국, 대만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사가 32인치 물량을 줄이고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위주로 생산해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봤다.
정윤성 상무는 “이제 한국 패널 제조사는 양이 아닌 질로 LCD 사업에 승부를 걸 것”이라며 “대면적과 4K 패널에 집중하는 등 기존 강점을 가진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고 원가절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널 제조사가 대면적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올해 대형 패널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한 IHS테크놀로지코리아 이사는 “디스플레이 평균 크기가 지난해 39.3인치였으나 올해 40.9인치로 처음 40인치대에 진입한다”며 “8세대 투자가 늘어날수록 40인치대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공급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55인치 UHD 패널 출하량이 풀HD 출하량을 넘어서는 해이기도 하다. 55인치 UHD와 풀HD 패널 가격 차이가 빠르게 줄어든게 주효하다. 가격 차이는 2013년 155% 수준으로 UHD 패널 가격이 높았지만 지난해 말 14% 수준으로 격차가 빠르게 줄어 시장에서 풀HD 패널이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IHS는 전망했다.
박진한 이사는 “올해와 내년이 디스플레이 업계에 투자가 집중되는 기간”이라며 “특히 저온폴리실리콘(LTPS) 패널은 올 하반기부터 LCD와 OLED 모두 공급이 빠듯해질 전망이어서 LTPS에 투자하는 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한국 패널 제조사의 응용분야별 점유율 전망 (자료: IHS)>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