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2016` 전시회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북적였다. 1300개가 넘는 기업이 부스를 열었다. 총 5만명 이상이 행사장을 찾았다.
빽빽이 들어선 기업 부스 사이로 눈에 띈 것은 오라클, HP, 인텔, 시스코, EMC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다. 의료가전, 시스템 부문 전시회에 이들이 대형 부스를 설치하고 방문객을 맞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이 바라보는 `클라우드` 시장에 답이 있다.
그동안 IT업계가 바라보는 헬스케어 시장은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처방전전송시스템(OCS) 등에 필요한 솔루션 공급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체로 부가가치가 낮았다. 최근 의료정보시스템이 구축되고 데이터 통합과 활용 이슈가 불거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까지 쏟아지면서 IT업계는 이전과 다른 태도로 시장을 바라본다.
모든 중심에는 클라우드가 있다. 각국의 헬스케어 기업은 의료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한 곳에 모은다. 이를 분석하는 작업에도 열중한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 결과를 얻는다.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내놓기도 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역시 클라우드가 기반이다.
IT업계가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의 내부구축형 의료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 그리고 클라우드로 전환했을 때 파생되는 서비스는 새로운 시장이다. 애플, 구글 등은 스마트기기로 헬스 데이터를 취합한다. 전방위형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HP, 오라클, EMC, 인텔 등이 나선다.
세계 의료시장은 클라우드 적용이 화두가 아니다. 적용을 넘어 의료기관, 서비스 기업, 솔루션 기업 간 생태계 구축까지 왔다.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적용부터 막혔다. 여전히 보안 우려로 시도조차 못한다. 정부는 오는 8월까지 관련 고시를 마련해 적용 여부를 확정한다. 헬스케어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선택이 주목된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