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반도체업체가 3차원(3D) 낸드플래시 시설 투자에 집중,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세계 2위 일본 도시바는 3D 낸드플래시 등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샌디스크와 협력이 확정되면 투자금액은 7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핵심사업인 가전과 의료기기를 정리하고 없는 살림을 쥐어짜서라도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후발주자이면서도 경쟁사인 도시바와 미국 마이크론에 앞서 양산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마이크론과 인텔도 하반기 양산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시장은 최근 3년간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D램 세계 1, 2위인 삼성과 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할 정도로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도체업계는 세계적인 D램 업황 악화에 대응, 낸드플래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과 시설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3D 낸드플래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수요 때문이다.
3D 낸드플래시는 기존 낸드플래시보다 전력 소비량이 적다. 제품 수명과 데이터 속도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고성능 컴퓨터나 서버 등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반도체 기업이 충분히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3D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우리 기업이 낸드플래시 기술에서 앞서고 있지만, 외국기업과 가격 경쟁이 본격화하면 지금처럼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편이다. 믿을 건 3D 낸드플래시뿐이라는 얘기다.
2012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은 삼성과 하이닉스가 승자의 깃발을 꽂았다. 삼성은 지금 3D 낸드플래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산업은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경쟁에서 밀려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유일하게 남은 우리나라의 세계 1위 산업이다.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주도권을 계속 가지려면 기술로 압도해야 한다. 우리 반도체 산업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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